생명 !!! 일강정의 꿈

바람은 불어도 바람일 뿐

相民 윤봉택 2007. 6. 16. 18:59

2007. 06. 16.

 

 

지난 1991년 1월 1일

"제주바람"으로 발표된

 

아래의 졸고는

 

저가 11대 째 살아 온

우리 강정마을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 마을은

해군기지 유치문제를 놓고서

찬성과 반대로

 

그동안 정들었던 이웃들이

뜻을 달리하면서 의견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모두가 마음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살아 오면서 느꼈던 그 어떤 것 보다도

이보다 더 깊지는 않았습니다.

 

바라나니,

비온 뒤 땅이 더욱 굳어지듯  

 

지금은

비록, 서로가 뜻을 달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쌓아 온

혼올래의 따사로운 정을

가슴 깊이 간직한다면

 

멀지 않은 시간

미래의 혼불로 되살아나

 

일강정의 꿈으로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습니다.

 

 

 

제주 바람

 

(하나)

 

눈내리는 날에도

아내는

빗나간 손금 하나에 기대어

자맥질한다.

 

그 숨비질의 비명

 

 

(둘)

 

누가 선득 하얀 어깨를 내민다

 

돌담 햇살이 모인 자리

댕유자꽃 저 혼자 피어

그 섬에 기대고 있다.

 

 

(셋)

 

바람은 불어도 바람일 뿐

섬이 되질 못하는 바람

 

아내가

떠난 톳바다가

수평선에 옷을

널어

바람을 날리고 있다

 

 

(넷)

 

섬이 보이지 않는다

조랑말 울음만 남은 바다

 

제주 해협을 건너온

한랭전선이

나뭇가지처럼 딱딱한

뼈로 걸려 있다

 

수확을 해도

가난한 30촉의 등燈

 

제주 바람은 잠들지 못하는

끊어진 섬 등불들만 골라서

바다에 띄우고 있다

 

(1991. 1. 1. 한라일보)

 

 

 

아래 사진은

 

구글에서 퍼온 강정마을과 그 해안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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