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티벳에서의 기억

相民 윤봉택 2008. 12. 21. 14:42

2008. 11. 07.


티베트에서의 만남

 

세상 어느 곳인들

사람 살지 못하는 곳이 있으랴만,

티벳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이웃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영혼의 공동체였습니다.

 

11월 3일 칭장열차 마흔 다섯 시간을 타고

닿은 나라, 티베트의 라싸

 

그 라싸에 사흘 동안 머물며

옷깃인 듯 스처간 인연의 그림자입니다.

 

 

  하나 비워 계향,

  둘 비워 정혜향을,

  셋을 넘겨 해탈향을 사뤄 나투시는

  여여如如함이여.

   오늘 그대 만난

   그리움을 어느 강물에 띄워야

   먼 기억의 섬 기슭에 닿을 수가 있을까.

 마니륜을 돌리며

 경통에 기대어

 수미산을 넘는 내 미쁜 사람들

 

  알알이 스미는

  백팔 번뇌의 사연도

  오늘은 바람이라 하는 걸

  야크가 남기고 간 흔적을

  다시 태우며

  마음에 불을 지피는 티벳의 시간은

  지금 몇 시를 가르키고 있는지

 오체투지로 라사를 그리워하는

 저 여인은

 삶 전에는 분명 나의 누이였으리.

 하여도, 어찌하랴, 고삿길 닮은 저 스잔함을

 

  나의 어머님 닮은 손 깃 열어

  이역 나그네의 어리석음을 일깨워 주신

  티벳의 미소여.

 주름진 질곡마다

 나려 쌓이는 하이얀 그리움을

 어찌하리. 어찌할까나

 어머님의 순례길 따라

 먼 길로 다가 선 모자의 그리움

 

  내 누이 닮은

 저 아름다운 강물에

 물보라를 날리는 1959의 붉은 무리는 누구였던가... 

 티벳의 아들아 

 이젠 더 이상 외로워하지 말아다오.

 

 티벳은 어머님의 나라가 아니시던가,

 어머님이

그 어머니에 어머님이 계심을

우리는 알고 있나니

 지순하여라

 저 모정의 숭고함이여

 

 

  이 세상의 언어로는

  더 이상 표현할 수가 없는

  마음의 자취마저 길을 잃는 곳 

 이 보시게나

 우리가 바라는 것은 국민소득 향상이 아니라네

 총칼을 들어야만 지켜지는 그런 나라는 더 더욱 아니라네

  마음에는 흐르는 라샤강의 물결처럼

  흐르고 흘러

  야크의 길을 따라 설원의 순백으로 돌아 순례하는 것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면

 내면으로부터의 번뇌를 다 소진하지 못한 것,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가 하나임을 다 알게 하지 못한 것일 뿐

 

 

   나는 다시 돌아가고 싶다오

   양 떼의 그림자가 취나호에 물드는

   그 곳으로

 집이 없어도 좋으리

 두고 온 것이 없으니

 갖고 갈 것 조차 없는

 내 그리운 사람과

 영산, 카일라스만 있으면

 그만인 것을

 내 아이들과 야크을 따르며

 푸른 초원과 하이얀 설원에 닿을 수 있는, 그리고

 저 포탈라궁전에는 언제나

 쿤둔, 달라이 라마의 영혼이 있어

 티벳의 아침을 열어 주시는

 그 길을 따라 순례하는 것 뿐이라던

 내 어머님 닮은 순박한 눈빛에서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그리움은 무엇이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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