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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택-칼럼 제민일보 8

신문보도자료

by 相民 윤봉택 2022. 5. 1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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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개발이 그렇게 필요한가

  •  입력 2022.05.15 12:34

윤봉택 시인·사)탐라문화유산보존회 이사장

요즘 하천 범람하듯이 여과 없이 터져 나오는 정치인의 공약을 보면 그 떡잎의 싹수가 보인다. 싹수가 노래서 실현 가망이 없는 말씀부터 소박하고 겸허한 초록빛 말씀까지 성격만큼이나 다양하다.

그 가운데 싹수가 노란 대표적인 말씀이 개발론이다. 마치 탐라 섬이 지금껏 개발이 아니 되어서 도민들이 허덕이는 것처럼 말을 꾸며대는 것을 보면, 잘 숙성 발효된 두엄 한 삽이라도 부조하고 싶다.

 

무슨 지구를 지정하고, 무엇을 새롭게 하여 세계 속의 제주도를 만들어 부강한 탐라국을 만드시겠다고 공언하신다. 60대 이상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1970년대부터 중문관광단지 개발을 시점으로 지금까지 50년 동안 개발에만 몰두하여 왔다. 그것도 제주도에서 자연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곳만을 골라 골라서 삽질하였다. 그래서 도민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누가 자부하시는 것을 보셨는가.

 

참으로 무지의 소치가 아닐 수 없다. 개발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겠지만, 자연이라는 유산은 어느 날 갑자기 형성된 게 아니다. 짧게는 수만 년 길게는 수억 년 동안 시공을 넘나들며 스스로 빚어낸 유물이다.

 

헌데 요즘 한량들은 가장 아름다운 곳만 골라서 삽질을 부추기고 있다. 멀쩡한 곶자왈을 밀어붙여 골프텔을 짓게 하였고, 해안선마다 토막을 내고 있다. 그리하여 경관 사유화를 하고 있다. 

 

자연유산은 보고 느끼며 감상하는 대상이지, 개발이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개발은 가치 없는 곳을 찾아 개발하여 그 가치를 배가시킬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우리 속담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동안 제주도 내에 많은 개발이 이뤄졌지만, 도내에 법인을 만들어 개발된 시설물은 과연 몇이나 되는지, 현 제주공항이 너무 혼잡하여 제2공항을 새로 만들어야만 제주 관광이 순조롭다고 하는 과정에서, 제주노선에서 돈을 벌고 있는 항공사들이, 과연 자사 항공기를 제주도에 정치장 등록이나 하고 그런 주장을 하는 건지. 수많은 관광객이 와서 버리는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제주도가 특별한 곳이라면, 우선 기존에 개발 상주하고 있는 업체로 하여금 제주 법인화를 하도록 법제화하여 자금의 도외 유출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이 모두가 문화 부재가 빚어낸 결과가 아닌가 한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께서는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가 강력히 남의 침략을 막을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하셨다. 이처럼 모든 힘은 문화에서 나오며, 문화는 그 힘의 원천이다.

 

그동안 제주도에서는 제주도를 문화예술의 섬으로 조성하기 위해 많은 사업을 하여 왔다. 하지만 느끼는 체감은 미미하다고만 한다. 이는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 효과를 도로 개설이나 건축물 신축처럼 형상화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은 사기행각이다. 이번 6·1 선거에는 도지사 출마자를 비롯하여 도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기간 무엇을 개발할 것인가가 아니라, 가장 제주다운 예술문화로 한 세기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멋진 정치인만 당선되기를 기대한다.

 윤봉택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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