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원각도량하처

相民 윤봉택 2022. 7. 25. 17:21

국보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모셔진 장경판고의 법보전 좌우에는

아래와 같은 주련이 있는데,

 

圓覺道場何處 원각도량하처

現今生死卽是 현금생사즉시

 

<해설>

그대는

둥근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도량이 어디라고 보시는가?

보시게나, 지금 우리의 생사(生死)가 바로 그 자리라네

 

이 주련은 1904년 해인사 주지로 취임한 남전한규(南泉翰奎 1868.9.6.~1936.4.28) 스님께서, 1908년 해인사 대중에게 설법한 요지를 당신의 휘호로 주련에 새겨, 팔만대장경 목판이 보존되어 있는 법보전 입구 좌우에 걸어 놓았다.

 

남전한규 스님은 합천 출신으로 1885년 해인사 신해서장(信海瑞章. 1817~1900.6.26) 문하로 입산 출가하여 율맥을 전해 받았으며, 김천 직지사의 고승 제산정원(霽山淨圓.18621930) 스님과는 사형사제이다.

스님은 완허장섭(玩虛仗涉.1849~1900)선사의 법을 전해 받은 근대사의 고승이다. 특히 문장과 서예에 뛰어나 해인사 구광루(九光樓) 또한 스님의 휘호이다.

 

성품이 올곧고, 강직하였으며,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석주정일(昔珠正一)스님이 그의 제자이다.

 

후일 1921년 도반들과 함께 힘을 모아 서울 선학원을 창건한 다음에는 만해 한용운 스님이 <님의 침묵>을 집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남전한규 스님이셨다고 전한다.

 

필자가 이 주련을 처음 본 것은 19709월경이었고, 이 주련의 뜻을 해독할 수 있었던 것은, 1973년 초 해인사 강원 사집과 과정 중에서 대혜종고선사의 <서장>을 마치고 나서였다.

 

당시 이 글을 해독하고 나서 얼마나 즐거웠었는지, 매일 법보전에 참배하면서, 읽고 느끼고 살피기를 몇 몇 해였었는지, 지금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심장이 뛴다.

 

법보전

 

원각도량하처

 

현금생사즉시

 

해인사 일주문

 

일주문 지나 사천왕문 가는 정토의 길

 

팔만대장경 판고 내 경판

 

해인사 대적광전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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