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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1

2015. 7. 25. 백두산·1 윤 봉 택 천지가 열리던 그날에 환인桓因이 천부인天符印을 환웅에게 전하며 삼천을 거느리게 하시고 태백산 신단수에 신시神市를 여시니 풍백 우사 운사가 만물을 키우도다. 그날, 쑥 한 묶음과 마늘 스무 쪽으로 웅녀를 이뤄 단군왕검을 낳으시니 단군의 나라 조선 배달겨레 민족이라. 그 영산 태백에 올라 한민족의 자궁 천지로움으로 백두봉 마다 바위구철초를 열어 관면봉 금매화를 지나면 제운봉 비로용담에 안기는 와호봉의 하늘메발톱을 보라, 녹명봉 나도개미자리 구비 구비 성기는 하늘빛으로 옥주봉 구름범의귀에 달린 백운봉의 묏박새 금병봉 돌꽃에도 그날 사연이 남아 있어 관일봉의 산각시취를 울리는 용문봉의 좀참꽃 천활봉 큰오이풀도 철벽봉 두메양귀비 꽃잎마다 볼을 비비나니 화개봉 씨범꼬리 ..

끝나지 않은 이야기 - 다시 중덕에서

2015. 8. 25. 끝나지 않은 이야기 · 15 - 다시 중덕*에서 윤 봉 택 바다가 있어도 배 한척 맬 수 없고, 바람이 불어와도 돛을 올릴 수 없는 일강정 중덕 물터진개* 멀리서 바라보면 내 어머님 주름결 닮은 머흐러진 삶의 편린 빗나간 운명선이 보이지 않아도 구럼비* 언덕에 삶의 자락을 내려놓으신 내 칭원한 사람들, 이젠, 해풍조차 머물 수 없는 큰구럼비 도꼬마리*는 물알들의 바람이었을까. 이승에 남겨진 게 마지막 혼돌랭이 물매기*라 하여도 우리 잡은 손 놓아 돌아눕지는 말자. 범섬을 바라보면 물마루 마다 다가서는 아픈 기억들, 겹겹이 나려 돌담 닿듯 쌓여 온 이 시대의 서러운 이웃 바다를 바라보면서도 바당이 될 수 없는, 거친 물살 할망물*을 떠 올리며 지전 날리던 그날, 바다로 먼저 간 그 ..

구럼비

2015. 8. 27. 끝나지 않은 이야기 · 16 - 구럼비 도꼬마리* 시방도 구럼비동산*에 가면 나 설운 어멍* 물매기*가는 잔영이 보인다. 서귀포시 강정동 2742번지 개구럼비, 큰구럼비, 조근구럼비 답케*를 가르는 도꼬마리 물코*에 정갱이 걷어 부치고 물코판이*에 서서 논두렁 다지시던 낡은 골갱이* 조록,* 춘삼월 개구리 울음 따라 물매기하며 가름에 앉아 답회를 하던 그날 그대로인데, 2015년 8월 11일* 현장엔 포크레인 한방으로 찍어 날린 흔적 뿐 나 설운 어멍의 손깃 묻은 구럼비 도꼬마리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도꼬마리 없는 구럼비는 구럼비가 아니다. 도꼬마리 없는 일강정은 일강정이 아니다. 모른다고만 한다. 보지 못했다고만 한다. 알지 못했다고만 한다. 듣지 못했다고만 한다. 전한바가..

그날에

2009. 01. 06. 그날에 윤봉택 그날에 오신다더니 유자꽃 피어도 아니 오시고 유월에 다시 오켄해더그네* 달맞이 꽃잎 떨어져도 아니 오셨습니다. 바람 인 듯 바람 일 듯 기다리다가 칠월은 가고, 구월을 기다리라더니, 겨울까지 다 지나 가고 말았습니다 보셔요 동사섭* 뜨락에 패랭이꽃 피고 풀끝으로 내려 선 이슬이 소리 내면 오켄해신디* 동백꽃이 두 번 피어요 (서귀포문학 7호, 1996) *오켄해더그네 : ‘오신다 하여 놓고서’의.(제주어) *동사섭 : 불교에서 중생을 교화시켜 나가는 네 가지 방법 중 하나, 중생의 역량에 따라 제도함을 의미함. 同事攝. *오켄해신디 : ‘오신다고 하였는데.’의 (제주어) 시작 메모 이 졸고는 두 번 째 시집 『이름 없는 풀 꽃이 어디 있으랴』에 수록되었으며, 서귀포..

강정본향 본풀이

2015. 8. 31. 끝나지 않은 이야기 · 17 - 강정본향 본풀이* 강정 토조본향土主本鄕은 아방국은 홍토나라 홍토천리 어멍국은 비우나라 비우천리 산쇠털 흑절립 대공대단 죄움친에 소공단 불림친에 황구실은 입에 물고 신착같은 개울선에 정동화린미나밀설 늬귀 둥둥 불리멍 삼신 정월 초하룻날 만민단골이 과세문안 대제일을 올립네다. 백로 팔월 대보름날 서당 국서 일뢰 중좌 알로나라 서당 국서 돈지서낭 돈지도령 돈지애미 한씨 할망 상모을 짐수완이 하모을 삼천백매 시군줄 거느리고* 아 ~~~ 으 ~~~~~ 중덕에 할망물이 보타부난 물터진개 넋은 누게가 이선 드림광 개구럼비당 들러대껴부난 어느 소시에 강 지전을 드릴꺼멍 새벨동산 선왕당 아사대껴 부난 저바당에 들곡나곡헐 때 어느 선왕이성 돌아보리 어양어기 어야뒤야 ..

서귀포문학사-1

2015. 09. 17. 서귀포문학사는 2014년 한국문협 서귀포지부에서 발간한 『서귀포문학, 25집』과 2007년 발간된 『서귀포예총10년사』에서 발췌하여 서귀포시에서 출생한 등단작가 중심으로 1956~1995년까지만 정리하였음을 밝힌다. ※ 서귀포시에서 창작활동/하고 있는 문학인들은 정리되는대로 게재하고자함. 1996년 천지연에 세워진 서귀포 최초 시인 小雲 김광협 시인의 시비 1992년 김광협 시인께서 작고 1년전에 집필한 두번째 번역시집 『투르게네프 산문시』에 그려진 김광협 시인 ================== 서귀포문학은 크게 한문학과 국문학으로 나눌 수가 있다. 1950년 이전까지의 서귀포문학은 유림을 근간으로 한문학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마을 향사와 서당을 중심으로 발달되었으며, 마을에 ..

구럼비 서우젯소리

2015. 8. 31. 끝나지 않은 이야기 · 18 - 구럼비 서우젯소리* 아~하~아야 어~허~어야 어허어요 오늘은 구럼비에 아장 서우젯소리로나 넘겨나 보자 여기는 여기는 탐라라 일강정 구럼비동산 벹바른 도에 춘삼월 나록씨 동가더그네 재기덜 옵서 물매기 가게 냇기리소 베락마진소 가시물너멍 물매기옵서 흑소 아래로 헛물 샘수게 울넛이 아장 놀지덜맙서 알로 내리민 개구럼비당 구담물 떠 그네 선왕질 엽서 우로 돌리민 큰구럼빈게 모다덜 드렁 도외나 보게 혼착논엔 시둑 멜라점쪄 모간집 메느리 미싱거햄시니 구럼비동산 내려아진 도 도꼬마리로 모여나 듭서 고칩 수감 금년도 허심 곳는양 허는양 잘드르쿠다 수감료는 너말지기에 나록 소두 혼말 허기로헙쮸 아하아야 어허어야 어허어어요 일로 내리민 개구럼비 구답 욜로 도트민 조근..

강문칠 창작가곡 발표회

2016. 03. 26. 가곡 "억새꽃" https://www.youtube.com/watch?v=6IzAlF6aWsE 고향의 추억, 사랑, 그리움을 담은 강문칠 작곡가 창작가곡발표회 2016년 3월 26일 오후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 주관 : 제주극음악예술연구회 후원 : 제주문화예술재단, 영보건설 11명의 시인의 시를 작곡하고 강문칠 작곡가가 직접 작사한 노래 등 17편의 주옥 같은 곡이 바리톤 송기창 소프라노 이미경, 배서영. 테너 이재욱 피아니스트 안혜정, 김미나 선생님들께서 함께 합니다. 이번에 강문칠 선생님께서 저의 졸시 "억새꽃"을 작곡하여 발표하여 주셨습니다. 억새꽃 · 1 기다린 시간보다 기다려야 할 시간이 작은 오후 벌판에서 이름 없는 섬을 보았다 섬 섬이 모여도 풀리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