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바람, 섬 풍경

조병화 선생님 육필 원고

相民 윤봉택 2024. 5. 7. 16:57

2008. 02. 27.

 

조병화 선생님의

육필 원고를 보여드립니다.

 

1999년 5월 15일

그날 서귀포시내 수희식당에서 성게국으로 조반을 하시면서

 

저에게 누구로 부터 추천을 받았냐고 하셨습니다.

하여, 저는 한라신춘문예 시로 김광협. 김시태 선생님의 심사를 받았다고 하였더니

 

"아 !

동아일보 김광협 선생

참 아까운 분인데, 너무나 일찍 돌아가셨셔"라며 아쉬워하셨습니다.

 

그리고나서

선생님께서는 천지연에 있는

고 김광협 선생님의 시비를 보고자 하셨습니다.

 

시비를 감상하시고 난 다음

천지연 폭포로 가셔서는 한참 동안 폭포를 응시하시더니

 

"윤시인 내가 올라가서

작품 하나 써서 보내줄터니까

윤선생이 알아서 발표하도록 하라"고하시며

 

그 시간이 지나

5월 말쯤 선생님께서는

원고 용지에 육필로 곱게

 

천지연폭포에 담겨진

탐라여인의 한을

15행의

천지연頌을 빚어서 보내주셨습니다.

 

그 뒤에도 선생님께서는

몇 차례 다녀가셨습니다.

 

오실 때  마다 잊지 않으시고 연락을 주셨고 

오셔서는 해변가에서

먼 물마루를 응시하시던 선생님

그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30875

 

 

천지연입니다.

이곳에 노시인께서는

'윤시인 저 천지연 물 떨어지는 것 좀 봐'라고 하시며

명상에 잠기시던 모습이 선합니다.  

 

 

                               天池淵 頌

                                                   조병화

 

                    탐라 여인들은 모질게 살았어라

                    탐라 여인들은 서럽게 살았어라

                    탐라 여인들은 아리게 살았어라

                    탐라 여인들은 슬프게 살았어라

                    탐라 여인들은 고생 고생,

                    한 많은 세상을 참고, 참고, 견디며 살았어라

 

 

                    탐라 연인들의 그 한 많은 눈물이 고여

                    이곳, 天池가 되어, 넘쳐서

                    이렇게 줄기차게 폭포로 내려

 

                    그 소리 시원시원하여라

                    그 소리 통쾌하여라, 상쾌하여라

                    단 숨에 확, 수백년 탐라 연인들의 한이

                    쑥, �아져 풀리누나

 

 

                    아, 탐라의 하늘은 높다, 맑다, 밝다.

                    천지무애 한이 없어라.

 

                                  (이곳에서, 1999. 5. 15)

 

 

 그 천지연에

 피어 돋는 섬동백

 하나

 

그 둘,

하나로 다시 피어나나니

 

잔설의 백록담  

 

 우리집 올래에서 바라 본

 백록담의 잔설

 

 1997년 9월 이중섭 거주지 복원 때 방문

 가운데 조병화 선생님

 

1997년 이중섭 거주지 복원 기념관련

서귀포시인 김용길. 한기팔. 구상 선생, 조병화 선생, 홍순만 선생, 작곡가 김동진 선생, 본인.

그 때 비가 많이 와서 옷이 다 흠뻑 .....

 

 

 1997년 위와 같은 사진입니다.

구상 선생님, 조병화 선생님

 

- 오후에는 비가 많이 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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