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섬의 문화재

쌍계암 수목시경등

相民 윤봉택 2024. 5. 3. 10:38

2024. 4. 30.

쌍계암수목시경등

명칭; 쌍계암 수목시경등 (雙溪菴 水木沶囧燈)

분 류; 유산/건조물/명상/불교/석등

수량/면적; 1

규격; 높이 150cm

재료; 현무암(대정읍 동일2리 경지작업 채석, 2017년도)

소재지; 쌍계암(서귀포시 하원동)

조성; 정지윤(1974甲寅生, 문화재 수리 기능공/석공·드잡이공)

시기; 2024430(09:52~1447

 

쌍계암 수목시경등(雙溪菴 水木沶囧燈)

2024430일 오전 952분부터 시작하여 오후 247분에 완성된 석등이다.

 

재질은 제주 현무암으로서,

2017년 대정읍 동일2리 경지 정리를 작업한 서귀포시 대포동 고종수 거사가,

쌍계암 상민 시자에게 2018927일 건축에 사용토록 보시하면서 운반되었고,

대부분은 201811월 명상원 기초작업에 사용되었다.

 

이때 석 공사를 담당했던 정지윤(1974년생) 장인이,

는개보다 안개가 더 자욱한 쌍계암 삼소굴로 20244월 말일 오전 9시쯤,

모든 연장을 챙기고 찾아와서는 필요한 돌을 치석 하기 시작하였다.

 

작업하는 장인은 인사만 받을 뿐,

무엇을 만든다는 언질도 없이 작업에 방해만 된다시며 나를 현장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래도 나 또한 궁금한지라 무엇이냐고 물으니,

석등 제작한다며, 설치 장소만 알려 달라고 했다.

 

나는 그래서 장인이 문화재 석공·드잡이공의 기능보유자임을 알기에,

미리 오늘 제작하는 석등은,

우리나라의 전통 불교 석등 양식에 구애받지 말고,

제주다운 모습으로 이 시대를 알리는 재창조된 형태가 좋겠다고 첨언을 하였다.

 

그러니 장인은 븽새기 웃는다.

그러면서 탑은 하나여도 좋으나,

석등은 두 개를 설치함이 옳으니,

먼저 수곽 옆 소나무 가에 세워두시라고 부탁드렸다.

 

때마침 정오 무렵에 스리랑카로 가서 수년 동안

남방불교의 정수를 공부하고 오신 선법우 멧따위하리스님이 찾아왔다.

 

이 스님은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찾아와 왔었는데,

니까야에 대한 해박함을 갖고 있어서, 나하고는 소통이 잘되는 이다.

 

내실로 와 서로 경전에 관한 내용으로 담론 자자를 하다 보니,

어느덧 오후 2시를 지나 3시로 향하는 쯤에 밖에서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정지윤 장인은 올해 51세 갑인생이다.

힘이 장사이다. 그리고 미국 유학파이다.

무엇이든 호기심이 많은 연구자이기도 하다. 밖으로 나와 보니,

벌써 석등 하나를 완성해 놓고 있었다.

 

그렇다 이게 장인이지 달리 장인인가.

경외감을 아니 느낄 수가 없다.

 

난 즉석에서 석등의 이름을 <쌍계암 수목시경등(雙溪菴 水木沶囧燈)>이라고 불렀다.

 

쌍계암은 내가 명상하는 곳이요.

수목水木은 오행 가운데 수목을 말한다.

의 기운을 더하기 위함이다.

 

시경沶囧은 섬 가운데 가장 작은 섬의 해안을 시라고 하며,

경囧은 그 섬을 비추는 달빛을 뜻하고,

등 燈이란 단순히 오가는 사람의 길을 밝히는 가로등 역할만이 아니라,

무명세계의 어둠을 밝히는 지혜의 등을 말하는데,

 

<쌍계암 수목시경등(雙溪菴 水木沶囧燈)>이란,

쌍계암의 水木의 섬을 밝히는 지혜의 등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이다음에 세워질 석등의 명칭은 자연스럽게 <삼소굴 수목시경등(三笑窟 水木沶囧燈)>이 된다.

 

석등의 특징은

한국 불교 전통의 석등의 예를 따르지 않고,

정교함보다는 제주인의 투박함 속에 담겨진 정겨움,

제주 돌담의 선율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제주다운 소재 속에서 발로하여,

이 시대를 대변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바닥돌 높이 17cm. 사면 50×46×45×42cm(. . . 동향)

기둥 돌 높이 60.3cm. 사면 20×28×19×29cm

윗돌 높이 20cm. 사면 51×41×53×50cm

화사석 높이 20.3cm. 사면 32×10×34.5×23cm

덮개석 높이 10cm. 사면 41×40×34×38cm

보주 높이 11.5cm

 

한번 살펴보자,

석등 바닥을 고정하는 4각 바닥 돌의 아래는 면을 고르고,

옆과 윗면은 거친 그대로 두었다.

 

다만 가운데 기둥을 놓기 위해 홈을 따내어서, 4각 기둥을 세웠다.

윗 받침돌은 제주 한옥의 지붕 모양새로 하면서 처마 선을 돋보이게 하였다.

그 위에 등불을 밝히는 화사석(火舍石)은 사면으로 뚫은 게 아니라,

이 지역의 자연 환경 특성을 살펴,

한 방향으로만 뚫어 바람이 불어도 비교적 안전하게 하여 놓았다.

 

지붕돌은 기둥 위 받침돌과는 달리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곡선 처리 없이 4각 면을 유지하여 덮고,

그 위 꼭대기에는 2017년 이곳 하천에서 야영하면서

하천에 즐비한 암석과 지형의 음양 변화를 24시 관조 명상 수행하시던

돌하르방 양기훈 선생이 하천에서 보았다면서

갖고 와 부처님께 올린 화염 형태의 송이를,

이번 석등의 보주(寶珠)로 올려 장식하니 이보다 더 큰 장엄이 없다.

 

참으로 제주다운 석등을 제작하여

기쁜 마음으로 세워주신 정지윤 장인께 거듭 고마운 말씀을 전한다.

 

비록 전생의 빚을 갚은 일이기는 하나,

이 또한 미래세의 아름다운 인연으로 선하게 이어지는

우리 삶이 모습이기에 세세생생 고운 인연으로 상생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이 불빛을 바라보는

모든 유형무형의 마음()과 행동(), 더불어 움직임(),

부디 지혜의 불빛을 따라,

온전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에만 의지하여,

선하고 선하게,

그리하면서 더욱 선하게 이어지기를

 

 

 

 

 

 

정지윤 장인

 

 

선법우 멧따위하리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