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바람, 섬 풍경

올레

相民 윤봉택 2024. 5. 7. 16:51

2008. 01. 01.

 

올레, 올래입니다.

 

'올래'는 골목길의 제주어입니다.

 

새해 첫날 서설이 나린 눈길 따라

이리 저리 다니면서

눈에 묻은 올래를 담아 보았습니다.

 

제주도에도 눈은 나리나

해발 500m 이상되는 산록지대에는 눈이 쌓여 있지만,

해발 200m 이하에서는 금새 눈이 녹아

 

이른 새벽시간이 아니면 눈길이 모두 사라지고 없어

담기가 좀 그렇습니다.

 

 

29079

 

 

길따라 길은 끝이 없는데

눈은 나려 쌓이고, 

 

 

그러다

녹아 흐르는 것

어디 눈 뿐이겠습니까.

 

돌담에 기대인 줄사철에도 사연이 남아 있어

영글어 터지는 것을 

 

돌담 우로 쌓이는

작은 그리움들이

까맣게 밤을 넘기셨나봅니다.

 

눈속에서도 익어가는 서귀포 감귤 빛도

이쯤에서는 잠시 ......

 

올래 따라 지나감도 좋으려만

바람은 쉬 멀어짐을

기다리지 않았나 봅니다. 

 

올래가 다하면

또 다른 올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잠시 내려 놓은 정낭에서

삶전의 불씨가 묻어 있음을

느낌니다. 

 

 가다보면

분명 닿을 수 있는 거리,

 

이제

길을 다시 떠나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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