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바람, 섬 풍경

송악산 풍경

相民 윤봉택 2024. 5. 7. 16:47

2006. 8. 13.

 

송악산 주변

 

전작 풍경입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고구마

 

참깨

 

산디(밭벼)

 

놈삐(무우)

 

 

 

10964

 

 

산방산 곁에서 보았습니다.

쌀이 귀했던 산간지방이나

논농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지역에서

밭벼를 주로 재배했습니다.

 

제주어로는 '산디'라고 합니다.

 

 

일반 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벼에 비하여 포기 분열이 좋지 않아

 

수확량이 많지가 않습니다.

 

 

 

 

조입니다.

 

조를 가지고 밥을 하면 참 맛있습니다.

 

특히나 모인조밥에 비하여

흐린조밥은

깜빡합니다.

 

지난 제3호 태풍 때

파종했던 조가 폐농되자

 

태풍 끝에 다시 파종을 하여서

멀기만 합니다.

 

김매기는 두번째 하였다고 했습니다.

 

조는 여름농사라

김매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이 듭니다.

 

후끈거리는 지열을 견디며

조 때문에 바람 한점 들지 않는

 

밭 가운데서

김매기는 참으로 고역 중에 고역입니다.

 

조농사는 세번 검질 매어야 끝이 보입니다.

 

이제 두번 검질 매었다고 했습니다.

 

한번 더 매어야만 합니다.

 

세번째 김매기가 끝나면

 

절기순으로는 백중이 됩니다.

 

그러면

탐라여인들은

 

드릇밧디(녹작물 재배하는 밭) 김매기를 모두 마쳐

 

백중에 물맞이를 갑니다.

 

온 여름 고단했던

팔다리에 물을 맞으며

 

고통을 씻어 냅니다.

 

우리 어머님께서도 그러하셨습니다.

 

이것보고

백중물맞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올 칠월은 윤달이 끼어서

좀 그랬습니다. 

 

 

또 다시 폐농될까봐서

 

한쪽엔 참깨를

다른 한쪽엔 조를 파종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태풍에 비가 많이 와서

참깨가

많이 쓸렸습니다.

 

농부님이 힘겹게

김매기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엔 참깨

오른쪽에 조가 파종되어

 

하늘만큼

땅만큼

 

농부님의 소원을 아시는 듯

 

여름 햇볕에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올 여름 끝에 가서

 

이 농부님 가정에 깨가 쏟아졌으면 소원합니다.

 

 

이것은

 

바로 길 하나 건너에 있는

 

조밭의 조입니다.

 

조의 고고리가 참 잘 여물었습니다.

 

앞에 조밭도 태풍 피해가 없었다면

 

이처럼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태풍 피해는

이 밭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먼저 여문 것과

여물어 가는 것

그리고

지금에야 피어나는 것 등

 

이러면 수확할 때

 

참 골치가 아픔니다.

 

그리고

조를 베어낼 때는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조 그루터기가 날이 서기 때문에

잘못하면

찔립니다.

 

잘못하여 잠지패기(궁둥이의 제주어)

찔리면

눈물이 납니다.

 

그러면 하소연할 때가 없습니다.

 

 

 

 

 

고구마입니다.

한문으로는 감저라고 합니다.

 

탐라에서는 감저라고 합니다.

 

서리나릴 무렵

감저구뎅이(감저 저장고)이에

묻어 둔 감저를 꺼내다가

 

삶아 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그리고

빼때기(절간고구마)는

눈오는 날

무쇠솥에 넣어 삶으면

 

그 솥 밑에 아쟁이,

그 궁물 맛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맛을 간직한 고구마 줄기입니다.

 

 

 

고구마 순이 이렇게 자랍니다.

 

남들은 덥다고 다 고개를 숙이는데

 

 

 

그 고구마 밭 건너에서

 

나 칭원한 농부님들께서

 

놈삐(무우)밭에 앉아

 

쇠비름을 뽑고 있습니다.

 

커보이는 것이 무우삭이고

 

자잘하게 보이는 것이

 

그 지독한 쇠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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