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5. 30.
멀구슬나무
제주어로는 '모쿠실낭'이라 부릅니다.
'낭'은 나무를 말합니다.
마을 올레마다 있습니다.
그늘이 짙어 참 사랑받는 나무입니다.
열매는 노랗게 익습니다.
늦 가을에 따서 먹으면 참 맛이 깊습니다.
어렸을 때 참 많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짠 음식과 함께 하면 좋지 않습니다.
지금도 따서 먹습니다.
서호마을 지나면서 만난 모쿠실낭 고장
서귀포시 서호마을은
호근마을과 이웃하고 있습니다.
과거 서귀면 시절, 읍내마을 가운데에서는 토평과 더불어 물이 가장 귀했던 마을
그리하여 자부담사업으로 토평마을 다음으로 공동수도를 두번째로 가설했던 마을
'유자꽃 피는 마을'의 시인 김광협 선생 생가가 있는 마을입니다.
모쿠실낭 고장입니다.
탐라섬에서는 꽃을 '고장'이라 부릅니다.
하여 꽃나무가 많은 밭을 '고장난밧'이라 부릅니다.
모쿠실낭은 그늘이 참 좋습니다.
때문에 마을마다 쉼팡(쉼돌)가에는 이 나무가 있습니다.
팽나무나 느티나무는 새순이 돋아 나면서 충이 많이 발생하는 데
이 나무는 그렇지가 않아 그늘터로서는 참 좋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그 모습이 넘 아름답고
다가서면 그 향이 아늑하여
걸어가야 할 길을 잃어 버리게 하는 모쿠실낭 꽃
우리 어머님 농사일 보고 오시다가
잠시 머물러 흘린 땀방울 쓸어 내시던 곳
그 나무에 꽃이 피어
하루에 하루를 더하는 삶의 고단함을
쓸어가고 있습니다.
삶이란 모두가 그런 것
모쿠실낭에서 옹이가 있어
그 날에 아픔을 삭히고 있나 봅니다.
텅 비어 있어도
소리가 나지 않은 울림으로
우리 어머님을 벗하여 준 그 나무에 고장이 무트로 피워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