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보도자료

금광명경문구(한라일보 사설. 2006. 4. 27)

相民 윤봉택 2006. 5. 5. 09:29

고려시대 제주의 목판본 판각자료 발굴(한라일보 사설)

 

입력날짜 : 2006. 04.27



 13세기 원(元)지배 당시 제주에서도 목판이 판각됐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사실로 밝혀진다면 고려시대 제주문화사를 연구, 재정립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실은 석사학위를 준비 중인 윤봉택(서귀포시청 문화재담당)씨가 한국중앙연구원내 장서각에서 ‘금광명경문구’ 사진 인화본을 입수, 해석하는 과정에서 이 자료가 제주도 묘련사(妙蓮寺·폐사·현 대각사 근처)에서 판각된 목판본의 사진 자료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 자료는 1938년 조선고적회가 편집한 것으로 천태종의 불경 중 하나인 금광명경 문구를 목판에 새긴 것이다. 말미에 ‘元貞二年丙申歲 高麗國濟州妙蓮寺奉宣重彫 幹善瀑布寺住持禪師 安立’ 즉, 1296년(고려 충렬왕 22년) 고려국 제주 묘련사에서 폭포사 주지 안립(安立)에 의해 판각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번 발굴 자료는 목판본 진본이 아니고 1938년 편집한 책에 수록된 사진자료인 점이 아쉽고 이 분야 전문가들의 고증이 남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윤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고려시대의 제주문화사를 연구하는 데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


 제주에서의 목판본은 조선시대 초 조정에서 여러 종류를 보내 온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제주 자체에서 판각이 언제부터 이루어졌는 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시대에도 목판본이 판각됐고 그 시기가 129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당시 제주의 인쇄기술은 물론 지역의 문화상 등 고대 제주향토사를 재조명하는 데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


 더구나 원(元)의 지배하에 놓여 있던 제주에서 호국경전인 금강명경이 판각된 것은 그 시대 제주인들의 항몽의식과 국난극복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연구가치가 더욱 높다고 하겠다.


 도문화재 당국에서는 이번 금강명경 목판자료의 사료적 가치를 감안, 전문가들에 의한 고증은 물론 자료의 심층적 해석을 위한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