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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 드리는 글(펌)

相民 윤봉택 2007. 5. 21. 20:01
 

 대통령께 드리는 글(펌)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께


 하느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천주교 제주 교구의 사목을 맡은 주교로서 현재 제주 지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민들 간의 심각한 불화와 갈등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통령께 충정 어린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제주도 당국은 여론 조사라는 방법을 통해서 해군기지 유치라는 중대한 결정을 하였습니다. 제주도 행정의 책임을 진 도지사가 가부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고, 이에 대한 참고 자료로 여론 조사를 활용한 것이, 불법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르나, 제주도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이들이 이러한 방법이 객관성은 물론,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비민주적인 절차라고 생각하며, 그러한 결정은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강하게 외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마지막 청정해역이라고 일컬어지는 제주에 새로운 대규모 군사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제주도민 전체와 더 나아가서는 한국 전체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결정이며, 이런 결정이 1500명의 여론 조사를 토대로 확정 짓는다는 것은 너무나 불합리하다고 사료됩니다.


 제주도는 대통령께서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하셨습니다. 제주가 ‘평화의 섬’이라는 명칭을 받을 수 있는 자격과 근거는, 지금으로부터 59년 전, 이 땅에 일어났던 미증유의 4.3 사건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외부에서 유입된 이념과 공권력으로 인하여 제주는 3만 명에 달하는 무고하고 억울한 죽음의 피가 서린 곳이 되었습니다. 그 수많은 죽음들이 정부 보고서 몇 쪽에 담긴 수치로 기록되고 끝난다면, 영령들이 용서치 않으실 것입니다.


 제주가 참된 ‘평화의 섬’이 되기 위해서는 선언과 구호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다시는 인간의 생명을 어떤 이유로든 무력으로 억누르고 짓밟을 수 있는 어리석은 행위나 수단도 강구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의와 약속만이 그분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입니다.

 

 제주를 온갖 무력의 그늘에서 해방시킬수록, 제주는 동북아의 긴장과 세계의 긴장을 완화하는 평화의 섬이 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르게 지구상에서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과거를 기억하고 그 기억에서 배운 것을 밑거름으로 하여 새로운 창조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포기해 버린다면 우리는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주 땅은 4.3의 희생을 거름으로 삼아서 참된 평화의 섬이 되어야 합니다. 제주를 군사기지가 아니라 평화의 기지로 키워나갈 때, 우리나라의 참된 평화와 안보를 더욱 탄탄히 굳히는 새로운 전망이 열릴 것입니다.


 군비경쟁은 인류에게 있어서 극심한 역병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대다수인 오늘의 세상인데도, 각국 정부는 국가 예산의 가장 높은 비율을 국방비에 할애하며 천문학적인 경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자국민은 굶주림에 허덕이는데, 가장 부유한 나라들로부터 엄청난 돈을 주고 무기를 사들이며, 부유한 사람들을 더욱 배불리게 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만 더욱 고통받게 될 따름입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평화는 무력 경쟁이나 무력의 균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민족들의 상호신뢰와 교류와 협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남기신 유일한 명령은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힘으로 세상을 정복하여 평화를 이루려 하신 것이 아니라, 용서와 사랑을 통하여 인간과 인간을 갈라놓고 대립시키는 모든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근본적인 평화를 이루라 하셨습니다.


 세계화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가 갈수록 고립되어서는 살 수 없는 세상, 연대와 교류가 불가피한 세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는 한 쪽이 망하면 다른 한 쪽도 성할 수 없다는 진실을 터득해 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기는 평화의 세기, 편협한 민족주의의 굴레를 벗고, 여러 민족 간의 형제애를 새롭게 의식하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발전하는 세기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꿰뚫는 이 시대의 징표를 지혜로이 식별하게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본인은 세계평화를 갈망하고 제주도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래와 같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평화의 섬’ 제주에 더 이상 군사기지를 증강하는 계획은 수정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 해군기지 유치 결정은 제주도민 전체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식별의 과정을 거친 후, 민주적인 주민투표 절차를 거치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께 하느님의 가호가 있으시기를 기도합니다.

 

2007년 5월 21일

천주교 제주 교구장

강우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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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사제단 35명 집결...1천석 자리 가득 메워(펌)


 강우일 주교가 집전하는 해군기지 관련 시국미사 시작을 10여분 앞둔 오후7시20분 현재 천주교 제주교구 소속 35명의 사제 전원이 미사가 열리는 중앙성당에 집결했다.

 

 중앙성당 주임신부인 임문철 신부를 중심으로 도내 모든 성당의 신부들이 속속 중앙성당으로 모여 들었으며, 교구청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창훈 신부를 비롯한 5명이 신부도 성당안으로 들어와 현재 미사를 준비 중에 있다.

 

 1천석 규모인 중앙성당은 현재 거의 모든 자리가 가득 찼다. 평소 월요일인 경우 미사가 없지만 이날은 해군기지와 관련해 강우일 주교가 미사를 직접 집전하고, 5명이 사제들이 단식농성 중이라는 긴장감이 천주교내에 흐르며 상당수 신도들이 중앙성당으로 모여들고 있다.

 

 또 종교를 달리한 인사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로 미사 준비를 위해 중앙성당에 집결해 있다.

 

 현재 중앙성당 안팎에는 극도으 긴장감만 흐르고 있다. 사제들은 물론 신도들도 상황이 긴박함을 감안해 말을 아끼는 표정이 역력하다


2007년 05월 21일 (월) 19:37:47

제주의소리(http://www.jejusori.net)

이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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