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 일강정의 꿈

생명의 섬 ! 일강정 - 1

相民 윤봉택 2007. 12. 31. 19:01

2007. 12. 30.

 

평화의 씨앗으로 큰 숲 일궈낸 강정마을 주민
<제주의소리> 올해의 인물에 생명평화 일꾼 '강정마을주민' 선정
2007년 12월 30일 (일) 23:47:27 김봉현 기자 mallju30@naver.com

<제주의소리>가 서귀포시 강정마을주민들을 '200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습니다. 강정주민들은 국방부와 제주도의 일방적 해군기지 추진에 당당히 온몸으로 맞서왔고 절규의 목소리로 평화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제주도의 비민주적 여론조사로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후보지로 결정된 이후 200여일이 넘는 장시일 동안 생업도 놓은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의소리>는 마을과 제주도 생명평화 지키기에 앞장서온 '강정주민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그들을 통해 2008년의 희망을 찾고자 합니다. <편집자>

 

 

   
 
▲ <제주의소리>는 2007년 올해의 인물로 제주해군기지 유치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생명평화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서귀포시 강정마을주민들을 선정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지난 5월18일 잔뜩 긴장한 표정과 떨리는 목청으로 도민의 방에서 ‘강정해군기지 유치반대’를 천명하던 양홍찬 강정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과 마을주민들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양홍찬 위원장과 강정주민들은 자신들을 강정마을의 평범한 ‘농사꾼’이라고 소개하고, “정당성이 없는 마을총회로 해군기지 유치결정을 내린 것은 무효”라며 “지역주민의 진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 해군기지 추진은 주민들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란 점을 분명하게 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의 취재진들은 회견을 주최한 주민들이 과연 강정마을의 목소리를 얼마나 대변하고 있는지 내심 미덥지 못한 눈초리를 보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반대위원장을 맡은 ‘양홍찬’이란 인물에 주목했다. 양 위원장 스스로가 자신을 평범한 농사꾼이라 소개했지만 의심(?)이 많은 기자들은 가능한 인맥을 동원해 양홍찬이란 낯선 인물이 누구이고, 또 그의 등장에 어떤 배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했다.

 

그러나 결과는 양홍찬 위원장 스스로 소개한 ‘농사꾼’ 그대로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배경이 있다면 오직 민주적 절차에 의한 주민의사 결정을 바라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배경이었다. 그 이후 강정마을에는 제2의 양홍찬, 제3의 양홍찬..., 끊임없는 양홍찬이 계속 나타났다.

 

강동균 신임 마을회장, 진세종.윤창범 부회장, 윤호경 사무국장 처럼 대부분 농사짓고 바다를 밭으로 삼아 생계를 꾸려가는 평범한 강정마을주민들이 ‘강정마을 지킴이’라는 모습으로 수십명, 수백명 잇달아 나타났다. 윤용필 전 마을감사 등 주민 누구누구를 가릴 것 없이 모두 불가능할 것 같은 힘겨운 싸움에 각자의 힘을 보탰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블레셋의 장군인 거인 골리앗이 이스라엘 소년 다윗이 던진 돌에 맞아 죽었던 신화를 강정주민들은 의심하지 않았다.

 

   
 
▲ 지난 5월18일 강정마을주민들이 해군기지유치 결정 반대를 천명하는 기자회견을 처음 열었다. 당시 강정해군기지유치반대위는 진정한 주민동의와 정당한 주민총의를 거치지 않은 해군기지 유치에 끝까지 반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었다. ⓒ제주의소리
 
역시 결과는 놀라웠다. 실제로 지난 8월10일 마을감사단은 주민총의를 제대로 묻지 않고 해군기지 유치를 추진한 윤 모 마을회장을 탄핵하는 마을총회를 소집했고, 이날 총회에 무려 주민436명이 참석해 95.4%인 416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마을회장을 해임하기에 이르렀다.

 

다시 열흘 뒤엔 더욱 놀라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더이상 신화가 아니었다. 8월20일 해군기지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총회를 정식 소집한 자리에 주민 725명이 참석해 94%(680표)가 반대의사를 표명, ‘유치 반대’라는 주민의사를 공식 확인했다. 마을 실제 거주 주민 70%가 넘게 참가한 이날 총회는 제주도 마을총회 사상 전무후무한 참여율을 기록하며 진정한 ‘주민 총의’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총회는 기회 있을 때마다 국방부와 제주도가 강조해온 ‘주민동의하에 해군기지를 추진하겠다’던 약속에 영향을 미쳤다. 도민여론을 해군기지 재검토로 움직이게 하는 동력으로 꿈틀거리게 했다. 진정성이 통한 것이다.

 

지난 11월 강정마을에서 열린 제주평화축제 현장에서 마을벽화를 그리던 강정초등학교 6학년 혜원이, 예솔이, 미정이의 천진한 웃음이 바로 평화의 밑천이다.  이날 20년 만에 칠작업을 해본다며 벽화작업에 참여했던 마을주민 고영민 씨가 취재진에게 "우리 강정은 제일 강정 아니우꽈? 아름다운 강정을 우리 후손들한테 물려줘삽주!"라며 강정주민임을 자랑스러워 하던 기억이 선명하다. 평화의 씨앗을 일구는 강정마을 주민들은 2007년 올 한해 누구보다 부지런히 뛰어왔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해군기지 후보지인 강정마을 중덕 바닷가에 마을주민들은 평화의 방사탑과 생명수 솟대를 우뚝 세웠다. 그런 평화의 소망이 통했을까. 국회에선 지난 29일 해군기지 예산 150억원이 삭감되고 나머지 174억의 예산도 '민군복합형 기항지'라는 사실상 민항개념의 크루즈항 건설을 검토하는 용역조사를 부대조건으로 달아  승인했다. 이로써 강정마을 유치가 예정됐던 제주해군기지는 전면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강정주민들은 이렇게 말한다 "해군기지 유치결정은 처음부터 잘못 꿰진 단추다"고. 강정주민들은 400년을 강정 앞바다를 기름진 밭으로 삼아 살아왔다. 주민들은 올 한해 사람이 살아있고, 환경이 살아있고, 평화가 살아있는 마을지키기에 어느해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어 왔다. 평화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큰 숲을 일궈낸 평화의 일꾼들이다.

 

<제주의소리>가 2007년 올해의 인물로 '강정마을 주민'을 선택한 것은 비록 느리고 작지만 진정한 목소리는 세상과 통한다는 믿음 탓이다. 이것은 <제주의소리>가 2008년 새해를 맞는 다짐이자 소중히 품고 가고자 하는 가치에 다름 아니다.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 제주 대표뉴스 '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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