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06. 06.
다랑이논.
다랭이논 이라 불리는
전라남도와 경계를 이루는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홍현리 가천마을
지난 6월 5일 봉하마을을 지나,
다음 날, 6일에는 다랭이논으로 삶을 이어 가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5호 남해가천마을다랑이논을 답사하였습니다.
전체 가구 58호, 154명 주민들이
이웃사촌으로 산비탈을 일구며
다랑이논과 밭을 빚은 설운 삶의 여적
남해바다를 안고 살아 가면서도
배 한 척 없는 다랭이마을 가천리,
108층 겹겹이 묻어나는 다랑이 따라
한 배미 또 한 배미 물결 넘기는
다락보다 계단이
더 높은 내 미쁜마을
바다가 있어도 배 한척 맬 수가 없고,
바람이 불어 와도 돛을 올릴 수가 없는
다랭이, 가천마을 .....
멀리서 바라보면
내 어머님 주름결 닮은
머흐러진 삶의 편린
빗 나간 손금처럼
운명선이 보이지 않아도
저 영혼의 언덕에
고단한 삶의 자락을 내려 놓으신
내 미쁜 사람들
해풍조차 머물 수 없는
언덕 배미
바람이었을까
이승에 남겨진
마지막 한 배미라 하여도
우리 잡은 손 놓아 돌아 눕지는 말자
바라보면
물마루 마다 다가서는 아픈 기억들
겹겹이 나려
돌담 닿듯 쌓여 온
서러운 이웃
바다를 바라 보면서도
바다가 될 수 없는, 거친 물살
오늘,
한배미 다랭이로
그 대 마음마다 닻 내리는 오후.
그날,
다랭이논에서는
다랭이 눈으로만 바라 볼 뿐,
바다로 먼저 간
그 사람들은 돌아오지를 않았다.
돌레처럼
초승달이 되어 버린
우리 삶에도
남해바다에서는
한 줌 바람인 것을
열 일곱이었을까
그 때가,
내 고운 낭군님 따라 걸어 온 생명선.....
묻지 말아다오.
내 나이, 갑자생인 것을
온....평생. 바라 볼 수 조차 없었던
두꺼비 바위에도 사연이 남아 있어
오늘,
다시 돌아와
다랭이밭으로 이어 놓은
천상의 계단
거친 숨결 가르며 달려 온
그대는
예서 무엇을 놓으셨는가........
37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