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따라서

불영사

相民 윤봉택 2009. 6. 25. 23:31

2009. 05. 23.


불영사

 

경상북도 울진군 서면 하원리 120.

천축산(天竺山) 능선 다하여

이승으로 나려 선 불영계곡.


서기 651년(신라 진덕여왕 5) 의상대사께서

냇물 위에 다섯 부처님의 영상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시고,

거기 살던 아홉 마리의 용을 설법하여 제도하신 뒤,

구룡사라는 가람을 지어

9년 동안 수행하시면서 원효성사와 법담을 나누시던 곳,


그러나 어쩌랴, 사찰에도 성주괴공(成住壞空)이 있어

창건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하여야만 했나니,

1396년(조선 태조 5)에 화재로 나한전만 남긴 채 모두 불타 버렸던 것을

1397년 소운대사가 중건하였지만,


임진왜란에 영산전만 남고 모두 불타 버리고 하기를

몇 몇해....


지난 5월 23일 오후

동해 바다 물빛 따라

국도36번 길

울진에 계시는

조형 예술가 구나혜선생님 내외 분의 배려로

천축산 불영사를 답사하는 기회를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천축산 구비 구비 산빛 빚으며

 천년의 무게를 내려 놓으시더니

  왕피천 줄기 광천 물길 따라 사십리

  창옥벽, 의상대  돌아    

 불영계곡의 삶자락을

 일으켜 세우시며

  수태극, 산태극을 열어 오신 곳

 길 따라,

 이 길 따라 가면

 

  문득

  물빛 나려 삶전의 그림자 드리우는

  불영의 그리움,  

그대는 누구를

그리워 예까지 와 서셨는가.

  담장 너머 흐르는

  내 어머님 닮은 장독

  그대가 쓸고 지나 간 자욱마다 서리는

  우리 삶의 세파에도

타오르지 못한 그리움을

지피는 젖은 더미, 

 누가 있어

 대숲의 바람을

 죽비 일성으로 잠재우셨다 하시는가. 

 등불 잃은

 눈 먼 발우는 물(物)을 비우는 데....... 

 그림자의 무게로 돌아 누운

 사람아 

 불영사 금당 처마에는

 시방도 울리나니, 

 아늑함이여

 육도 비켜 선 서방정토의 길

 닿으면

 그곳이 적멸위락인 것을

  보셨는가.

  굴뚝마다 타오는 불영의 편린을

 알 수 없는

 바람의 무게로

 오늘 산빛은

 오후인 걸

 불두화로 지펴 선

 관음(觀音)이여  

  그대 원이 끝이 없다하셨는가.

  보현(普賢)이여

 다함이 없다 하셨는가. 그 길이........ 

 대지문수(大智文殊)여

 예서 보면

 모두가 그림자인 것을

 지나 온 시간보다

 더 서있어야 할, 송림의 간주

 그대 마음마다

  옹이진 삶은, 어느 계곡에 두어 떠나 보내시려 하심인가.  

 다시, 가을 길

 곱게 곱게 인연 따라 흐르면 되는 것을

 오늘 불영으로 나들이 오신

 신록 새이로

 잠시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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