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따라서

밥무덤

相民 윤봉택 2009. 6. 21. 21:23

2009. 06. 06.


밥무덤.

밥꾸디기.


남해섬에서도 뭍 시간을 더 거슬러야

닿을 수 있는 곶

남해군 남면 홍현리 가천마을.


마을을 빚어 온 천년 숨결이

백팔 배미 배미마다 다랑이 되어

남해 건너온 해풍의 그리움을

날리는 동네.


지난 6월 6일

닿아 가천마을에 담겨 흐르는

밥무덤을 만났습니다.


암수바위 건너

골목길을 지나면 장승처럼 삼거리에 서서

빈객을 맞이하는

밥무덤.


종별 : 비지정 민속자료

명칭 : 밥무덤

분류 : 유적건조물 / 종교신앙 / 민간신앙 / 마을신앙

위치 :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제일 : 매년 10월 15일 20시


밥무덤은 마을신앙의 한 방법으로서 제사밥을 얻어먹지 못한

혼령들에게 밥을 먹게 함으로서 풍어와 풍작을 기원하고,

마을의 모든 재앙과 액난을 막아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마을제의의 한 양식입니다.


가천마을에는 이러한 밥무덤이 동쪽, 중앙, 서쪽 등

세군 데에 있으며,

매년 음력 시월 보름날 저녁에, 가천마을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제의를 행합니다.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는 마을에서 가장 정갈한 주민으로 선하고,

제사 전에 마을 뒷산 깨끗한 곳에서 채취한 황토를

밥무덤에 깔려 있는 묵은 황토와 교체하여 소제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햇곡식과 과일·생선 등으로 정성스럽게 상을 치려 제사를 지낸 후에는

제삿밥을 한지에 정성스럽게 싸서 밥무덤에 묻어 둡니다.

 

 

   남해섬지기,  가천마을


  골목길 돌아 굽이 서린 곳

  처마 마다 덧난 상처 허리 내밀면

  곳간 마다 씨마늘 흔들며 다가서는

  가을전설 같은 그리움

  분명,

  우리 아버지의 아버님은 걸어진 쇠스랑을 들춰 메시고

  하지 무렵,

  세 평에 담겨진 다랑이논을 달구러 새벽길을 가셨으리라..

  그날, 건너마을에서 시집 온 새악시의 마당.

  돌절구에 금이 간 볍씨는

  어느 해풍에 밀려 남해 섬이 되었을까 

 돌아서는 길마다

 숨결 고르지 못한 내 어머님 닮은 어머니들

 

  자정수 열어

  흰밥 지으시고, 시월 보름 날로 건너 오시던 내 설운 님들 

 밥꾸디기 마다 황토 풀어

 한지 한지 매듭 지으며 이밥을 담으면

 삶 전에 두고 온,

 혼령 불러 넋을 날리는 밥무덤.

  곱게 나려 나려 오시는

  가천의 바람으로

 다랑이 마을길을 열어 가시는

 하이얀 그리움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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