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앓이

아름다운 친구 영전에

相民 윤봉택 2013. 9. 8. 22:18

 

2012. 09. 07.

 

영면한

아름다운 나의 친구 홍경아님 영전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홈샘 !

이렇게 가시면 아니되시는 게 아니신가.

 

내려올 때 마다 오히려  나의 건강을 걱정하시면서

이것 저것 좋은 것은 다 챙겨 갖다 주시더니

 

지난 5월 초

칭구랑 내려와서는 한라산둘레길을 가자면서

함께 걷자고 하셨지.

그날, 해발 700고지 법정사 능선

가지마다 움트는 새로운 생명을 바라보면서

한 없이 즐거워 하던 친구야 

 

그 때 내게 물었지

저 나무 새순이 넘 씩씩하다면서 무슨 나무냐고

바로, '굴거리나무'야

한 겨울에도 진록색 잎을 유지하면서 온겨울 하얀눈을 다 받아 넘긴다고 하니까

그렇게 굴거리나무 처럼 훌훌 털고 일어 서신다고 약속하지 않으셨는가. 친구야 

 

 

 

올 때 마다 친한 친구들과 더불어 오며

함께 오름 가자고 할 때 마다

시간이 없다하면, 아무 스스럼 없이 너그러이 헤아려 주시면서

담에 가 주면 되는거지라고 하시더니

 

금년 하반기 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신다면서

여러 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시며, 이렇게 하면 좋지 않겠느냐면서 웃음 놓지 않으시더니

 

불과 한달도 되기 전

퇴원하시기 전에

가쁜 목소리로, 이번 8월 첫 토요일 경에 퇴원하신다면서,

퇴원하게 되면 몸 조리 마치는대로

바로 서귀포 바다로 내려 오신다면서

와서는 오름에 가보고 싶다면서

어느 오름이 좋겠냐면서

그 때는 꼭 시간을 내어 만나자고 하시더니

 

그렇게 혼자 가시면 남은 가족들은 어찌하고

그동안 숱하게 그려온

저 많은 사업들은 어느 물결에 띄워 보내시려 하시는가

 

지난해 초 여름이었던가

시간이 없어 그냥 내려간다고 연락을 하자

바쁜 스켓줄 모두 취소하시면서 김포공항으로 달려와서는

'참 커피는 싫어하지.'

친구가 좋아하는 보이차를 만들어 왔다면서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얼굴조차 보여 주지 않고 그냥 가려하냐며 핀잔을 주시더니

  

그래

친구의 아픈 정도를 가늠조차 못한 이 미련둥이는

기쁘게 일본에 출장 갔을 때,

 

그대는 하얀 병실에서 외롭게 외롭게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쁜 숨을 내쉬었겠지

내는 그것도 하나도 모르고

 

태연하게 아무일도 없는 듯이

홈샘에게 카톡을 보냈더니.

 

그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따님이

"어머님이 지난 달 말에 돌아가셨고, 장지는 용인이라고"

 

친구야

철 들어서, 내가 철이 들어서

이렇게 이렇게 사람 이름 불러보긴 처음이었다네.

 

미안하다. 친구야

정말로 미안하다. 세상 그 어떤 언어가 있어

그대 가는 그 길에, 말동무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참으로 부끄럽다.

너의 영전에 향 한자루 피우질 못했으니

이 망극함을 무엇으로 사죄할 수가 있을까.

 

그대 떠나는 길에

술 한잔 띄우질못했으니

이 어리석음을 어찌하리

 

친구야

태어남에는 선후배가 있다하지만

떠남에 있어서는 선후가 없다지 않는가.

하여,

친구는, 친구가 사랑하는 저 천주님이 계시는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신게 아닌가.

 

그래도 이 망극함을 가누지 못하나니

친구야 !

잘 가라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

 

삼가 명복을 두 손 모아 합장하나니.

 

 

================

칭구와

중간 중간 틈새로 주고 받은 카톡 메세지다

 

2013. 12. 31.(카)

다가오는 새해에는 가내 두루 다복하시고

사업 성취와 더불어 더욱 더 건안하시길

두 손 모웁니다.

 

@ 홈샘(카)

   - Happy 2013^^

 

2013. 05월 초

    홈샘이

  - 친구랑 같이 서귀포로 와서 둘레길을 함께 걷자고 하여

     법정사에서 30여분간 걸었다.

     중간 중간 마다 숨이 벅차다면서도 걷기를 계속하기에

     중간에서 되돌아 가자고하여 억지로 돌아 세웠다.

  - 오랫만에 참으로 오랫만에 운동하였다면서 즐거워 하였다. 

 

2013. 07월

    홍샘이 몸이 아니좋아 병원에 입원한다면서 연락이 왔다.

 

2013. 8. 6.

  - 홍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이번 토요일 쯤에 퇴원한다고 전화가 왔다.

  - 목소리가 너무 상해 있었다. 수술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 곧 괜찮아질거라고 오히려 나를 위로하고 있다.

 

2013. 8. 7.(카)

  -  홍샘 이젠 더 이상 아프지 마세요

      우선 마음 마음 편안하게 가지시구요

      그래야만 하시고자하는 사업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속히 쾌유하시길 두 손 모웁니다.

 

2013. 8. 8. 홈샘(카)

    - 네 ^^

 

    + 목소리에 넘 신경 쓰지 마세요

      우선 마음 안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경쾌한 음악을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점심을 하셨는지요

     약을 복용하게 되면 식사를 조금씩이라도 하셔야 합니다.

 

  + 휴대폰은 전자파가 심하니

     머리 가까이로 두지 마세요

 

2013. 8. 9.(금)(카)

  + 오늘은 퇴원 하시는지요.

     대전에 출장 왔어요

 

2013. 8. 10.(일)

  @ 홍샘으로 부터 가능하면 일요일 뵙자면서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가 많이 지쳐 있었다.

      집 가까운 곳으로 와 주도록 부탁을 하였다.

 

2013. 8. 11(일) 홈샘(카)

  @ 죄송해요

     제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못 뵙고 있네요.

 

  + 무슨 말씀을요

    얼릉 쾌차하십시요

    반드시 완쾌하시리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힘내세요

    아~~~ 자

 

2013. 8. 16.(카)

   조금씩이라도 거르지 마시고 식사하시길,

    마음 안정이 가장 좋은 보약이므로

    늘 웃는 모습 유지하시길

    홍샘 ! 힘내세요.

 

2013. 8. 19(월) 홈샘(카)

   - 네 ~~~

 

2013. 8. 25~28일까지 일본을 다녀 와서

 

2013. 9. 7.(토)

 +  이제는 가을입니다.

    홍샘 많이 쾌차되었으리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힘내시구요

 

 @홈샘 따님(카)

  -  홍샘 따님으로 부터 카톡이 왔다.

      #  지난 6월 홍샘이 서귀포에 왔을 때, 함께 동행하였던 그 외동따님 -

  -  저 어머님 딸입니다.~

     어머님께서는 

     지난 달 말에

     돌아 가셨습니다.

     장지는 용인 쪽에 모셨구요 .   

 

'가슴앓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맹골수로  (0) 2014.04.26
놀멍 쉬멍 청소년 인문학  (0) 2014.01.10
아름다운 인연  (0) 2013.01.09
예술인복지법  (0) 2012.12.29
불교평론 폐간을 반대합니다.  (0) 2012.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