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바람, 섬 풍경

[스크랩] 쌍계암

相民 윤봉택 2017. 8. 6. 22:45


서귀포시 하원동 법정사 가는 길목에서 만난 쌍계난야



이 하원동 쌍계암은

1539년 영각사 판본 묘법연화경 완본을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이곳에 소장된 쌍계암 묘법연화경은

2012년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31호로 지정되었다.



정효스님께서 주석하고 계신

쌍계암 뜨락.



여기서 남극노성존자를 만난다.



정효스님의 도반들도 역시 시인들.

스님이라 하지 말고 시님이라 해야할까보다.



쌍계암.

도순천과 하원천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서

지어진 이름.



그 쌍계암의 삼소굴.

중국 진나라 혜원선사가 동림사에서 안거할 때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산문을 나서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수행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도연명과 육수정이 찾아와

선담을 나누다가 돌아가게 되었는데

혜원선사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이 산문밖 호계다리까지 나와 있는 것이었다.

순간 혜원선사는 웃기 시작했다.

혜원의 몸뚱이를 끌고 호계 다리밖까지 나간 것.

그것이 이뭣고!

혜원선사가 웃기 시작하자

도연명과 육수정도 그 뜻을 알고 한바탕 웃었다는

그 세 사람의 웃음, 마음 맑은 벗들의 그 옛날 이야기.



그런 도반들을 만나

정법안장이 전해지길 꿈꾸는 곳.



그런 이곳으로

영실의 물길이 지난다.


쌍계암 도량 안에 묻힌 영실수로.

영실수로는

1960년대경 한라산 영실물과 언물 등을

하원저수지로 보내려고 조성했던 수로이다.

하원저수지에 물을 모아두었다가

논에 물을 대어 식량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사업이었으나

제주의 토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사업으로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이 수로는 한라산 등반코스로 이용되었지만

요즘 사람들은 알 길 없는 옛이야기일 뿐이다.



쌍계암 바로 옆으로는 법정이 마을터.

제주 4·3 이후

인적이 끊긴 마을이 되었다.



사람없는 숲에는

독버섯들도 꽃처럼 핀다.



세월의 크기만큼 무성한 대숲.


 

원래 이곳 법정이 마을은

목장 지대에 위치한 화전민 마을이었다.

옛 제주사람들은

저마다 말 한 마리라도 소 한 마리라도 있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었기 때문에

집집마다 보리쌀 한 사발씩이라도 추렴해서 마을 공동 목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마을 목장은

살다가 어찌저찌 살다가

마을에서 살기가  어려워진 이들의 마지막 보금자리가 되기도 했는데

이곳 법정이 마을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마을은 사라지고

수로에는 더이상 물이 흐르지 않는데

듣자니 이곳에 다시 새로운 길이 생겨났다고 한다.

한라산 영실에서 하원마을로 이어지는 영실수로를 다시 이은

하원수로길.



남극성이 빛나는 어느날.

세 사람의 웃음이

저 길을 건널지

저 계곡을 건널지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출처 : 산드륵의 참 좋은 세상
글쓴이 : 산드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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