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따라서

해인사 가는 길

相民 윤봉택 2023. 5. 4. 08:35

2008. 4. 19.

 

해인사 가는 길

 

오래 전

아스라이 젖어오는 시간의 뒤를 따라

먼지 날리며, 구비 구비 산길 지나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10번지

해인사 찾아 가던 길

 

지난 4월 19일, 다시

그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습니다.

 

천상의 소리로 마음의 멱을 감겨 주던

가야산 중봉의 마애불 소리,

 

홍제암 건너, 용탑선원 외나무다리

철스님 계신 백련암 지나면

약수암을 적셔 온 산빛이

남산 길목 열어 가시던 그날,

 

정원-중천-순민 사숙님의 배려로

도반들과 더불어 산을 안아

넘는 오후,

 

희유하여라

순응 이정 양대화상의 심인이 깃든

해인삼매도를 건너 돌아 섬이여.

 

내,

그리운

영원한 마음의 본향(本鄕)을 찾아

가나니.

 

 

 

 

 해인사가

 어디에 머물러 계셨는지

 그 소식을 알 수가 없습니다.

 

 

 돌아서면

 총림 새이로

 내 반연이 숨 깃 열어가시는

 해인삼매지

 

 누구도

 그 누구도

 이 문

 닫은 적이 없다하시거늘 

 

 

마음 빚어

전나무 가지에 매달리는

내 작은 이야기들 

 

 

 그대

 이곳에서 무엇을 보셨는가.

 

 

 정견모주(正見母主)의 품에 안겨

 십만팔천리를 날으는

 봉황이 깃이여

 

寶志보지선사(418-514)남북조시대의 양무제 당시의 고승이다. 호는 지공誌公, 성은 , 간쑤성 난저우시 출신이다. 7세에 의종산 대사문 승검僧儉화상에게 출가하였다.

경덕전등록29권에 운수납자들이 선호하는 대승찬大乘讚 10수가 전하는데, <신심명(信心銘)>, <증도가(證道歌)>와 더불어 선불교 삼대 선시(禪詩)로 추앙받는다. 이 대승찬은 502년 양무제에게 지어 받친 글이다. 신통력이 매우 뛰어났다. 해인사 국사단에 편액으로 걸려 있는창건 설화<지공증점지(誌公曾點地)>에도 나타난다. 해인사 창건주 순응 이정 두 화상이 중국에 가서 지공화상 문하에서 수학하며, 귀국 후 세운 해인사의 길지를 미리 알려준 것이다. 

 

 

 그대 가슴 열어

 아홉번 저민

 구광루에서,

 항삼세명왕의 서원을 기억하나니

 

 

  아늑하여라

  법성의 원륭함이여 

 

 

 그날

 순응 이정 양대화상이 빚어 놓으셨던

 중층 비로전의 묘묘함이여 

 

 이제는 모두가

 예가 아닌 것을

 

 

 상적광토의 빛으로

 나려, 다시

 나려 오시는 이여

 

 

  누가 해인사의 예불소리를

  들으셨다 하시는가. 

 

 

  석탑에 걸린 별빛

  바람에 

  흩어지는 키 낮은 시간, 

 

 

  적광의 빛으로

  무명 바다

  건너 가는  

  내 설운 반연이여.

 

 

 서산에 뉘인

 달빛으로 길을

 묻는 나그네  만나시거든 

 

 

 아침이 오면

 해가 빛 나고 

 

 

 해가 지면

 정료대에 솔불 밝혀

 놓으신다 전해 주시게나.  

 

 

 그렇게 흐르다가

 의심이 끊어지거든

 수레를 멈춰 나려

 법보단으로 돌아 오시게나 

 

 

 하면,

 죽비소리 끊어진 주련마다

 산사에 닿지 못한

 금강계단의

 머흐러진 그리움을 만나지려니 . 

 

 

 삶 전의 반연으로

 문득 놓아버린

 비로자나의 경계여. 

 

 

  고운(孤雲)에 기대인 물빛

  머물지 못하는

  호젓한 바람도

  바람이었던 것을. 

 

 

 경학원으로 나려

 오수의 강을 건너면

 서역의 나그네를 만날 수 있을까.   

 

 

 남산에 걸린 낮달로

 걸어오는 시간들

 

 일순,

 일어서는

 팔만 그리움의 항하사를

 어느 곳으로 방하착 하시려는가.   

 

 

 겹겹이 쌓여진

 해인삼매의 번뇌여 

 

 

 그대는 어느 곳의

 마구리가 되시려는가

 

 

천년의 바람으로

기대인 시간. 

 

 

지순하여라

낮게 낮게 흘러 

 

 

 중봉의 돛을 올리시는

 여여함이여

 

 

 선불장은 예를

 떠난 적이 없다 하시는데

 

 석등에 불을 밝혀

 오시는 이

 뉘셨는지 .

 

 

 능선 구비마다 내려서는

 사적비의 이야기도 

 

 

돌아보면

모두가 흔적이었던 것을 

 

 

 저 홀로

 산문에 기대인 정효(正曉)

 또한

 무영(無影)의 솔바람이었던 것을 

 

 

 본시,

 오시는 길이 없었는데

 어디로

 자꾸만 떠나시려 하시는가.

 

 

 

 

 

 

 

 

 

34943

 

 

 

 

 

 

 

'문화유산을 따라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귀포 문학관  (0) 2023.06.03
野雪  (0) 2023.05.07
마지 摩旨  (1) 2023.05.02
방광 放光  (0) 2021.05.03
노인십요(老人十拗)  (0) 2021.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