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따라서

서귀포 문학관

相民 윤봉택 2023. 6. 3. 15:31

서귀포 문학관의 필요성에 대하여

 

 

시인   相民  윤봉택

 

 

문화란 인간의 능력(能力)이다. 따라서 인간이 존재하는 한 문화는 융성한다.

 

일찍이 백범 선생께서는 백범일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라고 하셨다.

 

그러면 문화란 무엇인가.

 

우리가 쉽게 문화에 대한 정의를 이거다라고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삶처럼, 문화의 다양성 때문이다.

 

문화는 성격처럼 선천성이 아니다.

 

반복되는 학습성, 사회의 공유성, 창조와 전승의 축적성, 흐름에 따른 변동성, 상호 유기적인 총체성을 통하여 용광로의 쇳물처럼 융화되어 하나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하면 문학은 무엇인가?

 

문화를 인간의 능력(能力)이라고 정의할 때,

 

문학은 그 힘(능력)으로 피어나는 꽃이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우선 꽃이 피어야 한다.

 

서귀포 문인협회(이하 문협’)에서는 2021. 2. 15. 11:30, 성산포 오조리 해 뜨는 집 카페에서 안정업 문협 회장 주관으로, 역대 회장 출신과 원로 문인(한기팔. 김용길. 김순이. 오승철. 강중훈. 강문신. 윤봉택. 한천민. 문상금)을 초청하여, 서귀포 문학관 건립의 필요성을 제안하면서 추진위원회를 구성, 위원장 윤봉택. 총무 문상금. 간사 김지연. 김영순 시인이 선정되었다. 228일에는 삼매봉 해안 솔빛바다 카페에서 1차 추진위원회를 갖고 가칭 서귀포 문학관 설립 추진계획()을 심의하였고, 3월 16일2021년 3월 16일 전체 총회를 한 바가 있다.

 

이후 문협에서는 지금까지 매년 타 시도의 문학관 기행과 관련 세미나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문학관의 건립 근거가 되는 문학진흥법은 법률 제15814( 2018. 10. 16.)로 재개정 공포되고 20181117일부터 시행되었다.

 

제주 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는 문학진흥법이 재개정 되기 이전인 2018529일 당시 문화관광체육부 도종환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국비를 확보하여, 2021. 10. 23. 제주시 도남동(연북로 339번지)에 국비 19, 도비 78억 등 총사업비 97억 원을 투자하여 지상 4층 규모로 제주 문학관을 개관하였다.

 

서귀포 문학관 건립에 대하여, 혹자는 말한다. 제주도에 문학관 하나면 되었지, 두 개씩 세울 필요가 있느냐고. 또 혹자는 말한다. 문학관은 마을마다 건립하여 문화의 향기를 넘치게 해야 한다고.

 

서귀포시와 인구 등 문화 환경을 비교하면서 지난 몇 년 동안 국내 문학관 시설을 살펴본 결과는 문화에 관한 관심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것도 행정에서이다.

 

나는 2018년 서귀포시 문화 도시사업 추진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법정 문화 도시 서귀포시의 예비도시로 지정되는데 함께 하였었다.

 

그러나 이 문화 도시 추진은 이미 2014년도부터 시작되었고 연년이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사업을 전개하였기에 2018년도 문화 도시 예비도시 지정이 가능하였다고 본다.

 

현재 전국에는 공사립 문학관이 120개가 넘는다.

지금도 해마다 한, 두 군데 문학관이 개관되고 있다. 왜 이렇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문학관을 짓고자 하는 걸까.

 

이는 앞에서도 설명하였지만, 문학은 문화의 꽃이요. 예술을 창작하는 샘물이기 때문이다. 노래에는 가사가, 연극에는 대사가, 미술에는 그 대상이 있어야 하듯. 가사와 대상을 빚어내는 게 문학의 역할이다.

 

말이라 하여 아무 말이나 다 천 냥 빚을 갚는 게 아니다.

그 말을 말씀이게 하고

그 언어를 통하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천을 이루게 하는 게

바로 언어의 연금술 문학이 역할이다.

 

서귀포는 예향의 본향이다.

예부터 임제 백호, 청음 김상헌, 동계 정온, 추사 김정희를 비롯하여 근대에 와서는 박목월. 서정주. 정지용 등 수많은 문사가 서귀포에 와서 문학의 진수를 느꼈고,

 

현대에 와서는 최인호. 하일지. 임철우 등 많은 문학인이 서귀포에 와서 창작 활동을 하였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서귀포에 와서 창작 활동하는 문학인들이 많다.

 

그리고 서귀포에는 오성찬·김광협·김용길·한기팔 시인 등이 서귀포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주옥같은 문학 작품들이 많고, 지금도 많은 문학인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서귀포의 정서는 문학이요 예술이다. 이러한 정서가 오늘의 법정 문화 도시를 키워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 도시에 문학관이 없다.

 

우리 속담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동네 심방 안 알아준다. 동네 송아지는 커도 동네 송아지가 된다.

 

오죽하면 예수님께서도

 

예언자는 어디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라고 하셨을까.

 

이제 우리 스스로 서귀포 문학의 중요성을 시민들과 공감하고 필요성을 공유하면서

서귀포 문학관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

 

<2023. 04. 6~8. 서귀포문학 세미나 발표 요약 자료>

 

"서귀포에 문학관 짓자"… 문인들 추진위 구성 - 한라일보 (ihalla.com)

 

 

'문화유산을 따라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소  (0) 2024.03.03
나반존자 신앙  (0) 2023.06.26
野雪  (0) 2023.05.07
해인사 가는 길  (1) 2023.05.04
마지 摩旨  (1) 2023.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