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보도자료

게송

相民 윤봉택 2013. 11. 23. 21:28

(펌)제주불교신문 http://www.jejubulgyo.com/

 

20131124-수정-불교문학의 멋.hwp

                                                                   

                                                 법향-제주불교문학의 멋

 

윤봉택 <시인, 제주불교문인협회 이사>



부처님의 가르침에 보면 어느 경전을 막론하고 게송(偈頌)이 나온다.

그 게송을 음미하여 보면, 게송을 하기 이전까지의 말씀에 대한 전체적인 요약이 모두 담겨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게송은 이처럼 간단명료하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환희심을 불러일으키고 법열의식을 느끼게 하여 같은 회상에 있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에는 함께 성불하는 원력을 나타내는 묘력(妙力)이 있다.

이와 같이 게송은 우리에게 부처님의 진면목을 느끼게 하는 벼리이자, 부처님의 말씀을 부정하는 모든 마군의 무리를 조복하게 하는 힘을 지닌다.

때문에 선지식들께서 중생들을 위해 설법을 하실 때도 먼저 게송을 읊조리는 것 또한 그 날에 말씀할 내용을 미리 대중들에게 알려줌으로서 이신전심의 도리를 공유하고자 함이다.

큰 스승들께서 환희심을 내었을 때, 첫 말씀 또한 게송이요. 깨달음을 얻었을 때 그 깨달음을 표현하는 것도 오도송이며, 스승이 제자들의 근기를 점검하는 법거량에서도 화두요. 스승이 부처님의 법을 제자에게 전할 때도 전법게요. 사바세계와의 인연이 다하여 니르바나로 돌아가실 때도 또한 열반송이라는 게송으로 모두를 회향을 한다.

우리 인류의 큰 스승이시자, 우리 스승이신 석가세존께서도 룸비니에서 탄생하시어 일곱 발자국을 옮기시며 첫 말씀 또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게송을 남기셨는데, 아마 이 게송이 부처님 말씀 가운데 첫 게송이 아닌가 한다.

불교의 발상지 인도나 중흥지인 중국을 굳이 논하지 아니하여도 불교는 한마디로 게송에 의하여 전파되어 왔다고 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만큼, 불교에서의 게송은 매우 다양한 문학적 형태로 전해지면서 뭍 중생들에게 수행의 구심점이 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국문학인 경우만 하여도 삼국시대 승려들에 의해 전래된 게송이 얼마나 많은가. 향가에서부터 시작되어 조선조 한시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역대 선지식들께서는 석가세존처럼 수많은 중생의 번뇌로움을 게송 하나로 회통 하면서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시고자 하셨다.

지난 9월 28일 도내 문학인들 가운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문학인들이 모여 제주불교문인협회를 창립하였다. 조명철 선생님과 오영호 시조시인, 김용길 시인 등 여러 선생님들이 뜻을 모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문학으로 표현하면서 도민과 불자들께 전하기로 하여 창립을 하게 된 것이다.

어느 날 학인이 운문선사에게 ‘어떤 것이 도(道)입니까’라고 하니, 운문선사는 학인에게 ‘한 글자를 뚫고 지나갈지니라.(透出一字)’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장산불혜(蔣山佛慧)선사가 송頌을 더하니, 다시 대혜종고(大慧宗杲)선사가 게偈를 더하였다. 이에 대하여 다시 심문운분(心聞雲賁)선사는 대중에게 ‘그 글자가 뭔지 알고 싶지 아니한가.’라고 하면서, ‘글자를 설명하자면, 위 한 획은 길고 아래 한 획은 짧으며, 왼쪽은 위에서 좌측으로 벋은 획 하나에 위가 뾰쪽하고, 오른쪽은 바로 내리다가 다시 거꾸로 감아 올렸느니라. 그러나 이 글자는 옥편에도 나타나지 않고, 범어나 중국어로도 번역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글자를 안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도 아는 이가 없더니라’ 선사께서는 대중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고 난 다음 다시 ‘입을 열면 잘못되고, 말을 하지 않으면 잃어버린다.(開口卽錯 閉口卽失)’고 하시면서 ‘그래도 눈 푸른 서역승은 가만히 앉아 고개를 끄떡이지만, 공자의 제자 가운데에서는 아는 이가 없었다.(碧眼胡僧暗點頭 孔門弟子無人識 )’라고 하셨다.
이제 제주불교문학은 제주불교 뿐만이 아니라, 제주를 향한 모든 이들과 세계를 향한 제주인들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투출일자(透出一字)의 게송을 빚어 모든 이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는, 깨어있는 마음의 문학이 되길 합장한다.
2013-11-19 오후 4:50:00
※ 청색 부분은 필자가 게재된 이후에 추가하였습니다.
/제주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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