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야일편부운기
生也一片浮雲起
태어남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삶의 덧 없음에 대하여
조선시대 고승이자 시인이었고,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는 승군을 통솔하여 나라를 구하셨던
허백 명조虛白明照(1593~1661)선사는
태어남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生也一片浮雲起
죽음은 한 조간 구름이 사라자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死也一片浮雲滅
이 시를 두고
일부에서는 서산대사의 시라 말하고
일부에서는 중국에서 발간된 『승가예의문僧家禮儀文』에 나와 있다고 주장을 한다.
이에 대하여 문헌 자료를 통하여
그 근거를 살펴보자
서산대사의 문집이나 문헌자료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다
이 시는
『승가예의문僧家禮儀文』에서 처음 확인된다.
『승가예의문僧家禮儀文』 은
허백명조虛白明照(1593~1661) 선사가 찬술한 것을,
1670년(강희 9년) 제자들에 의하여 양산 통도사에서
처음 목판으로 개간되어 유포되었고,
이후 1694년(강희 33)에 담양 옥천사에서 개간되기도 하였다.
주요 내용은 스님이 입적한 다음 상례 절차 등을 기록한 것으로
「명정서규名旌書䂓」와 「상례전제절차喪禮奠祭節次」
그리고 부록 「다비작법문茶毗作法文」으로 구성되어 있다.
『승가예의문僧家禮儀文』 의 저자인
허백 명조선사는 시집으로 虛白集(1~3, 3권)이 전하며,
선사는 정묘호란(1626) 때 八道義僧大將이 되어
승군 4천 명을 이끌고 후금의 침략을 안주에서 막아 내었고,
병자호란(1636) 때는 의병장이 되어 활약하였으며,
1661년 묘향산에서 입적하신 당대 고승이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 시는
현재 까지 확인 자료 가운데서,
허백명조 선사가 지은 『승가예의문僧家禮儀文』 중
부록 「다비작법문茶毗作法文」의 첫 머리인
<삭발문削髮文(시신의 머리를 깎음)>에 나와 있는 내용이,
문헌 자료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확인된다.
원문은 이렇다
“附錄. 茶毗作法文, 削髮文, 新圓寂某靈。生從何處來。死向何處去。生也一片浮雲起。死也一片浮雲滅。浮雲自體本無實。生死去來亦如然。獨有一物常獨露。湛然不隨於生死。某靈”
新圓寂某靈
새로 원적圓寂에 드신 【○○영가이시여】
생종하처래 生從何處來
태어나실 때는 어느 곳으로부터 왔고
사향하처거死向何處去
죽어 가실 때에는 어느 곳으로 가십니까?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태어남은 한 조각 구름 이는 것이요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 사라지는 것입니다.
부운자체본무실浮雲自體本無實
뜬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나니
생사거래역여연生死去來亦如然
나고 죽고 가고 옴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독유일물상독로獨有一物常獨露
홀로 한 물건이 있어 항상 뚜렷하게 드러나 있는데
담연불수어생사湛然不隨於生死
고요하고 고요하여 생사를 따르지 않습니다
모령某靈
영가이시여
※ 영가靈駕는 불교에서 망자의 넋을 의미하며
영혼을 존칭하는 표현이다.
임금이 타고 다니는 수레를 대가大駕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가駕는 영혼이 다음 세상으로 가기 위해
타고 가는 수레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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