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길손(나의 시)

다시 그리움이 없는 곳에서

相民 윤봉택 2007. 4. 1. 07:22

 

 다시 그리움이 없는 곳에서

 

이 동영상은 2016. 7. 28.

제주시사랑낭송회에서 저의 제주어 졸시 몇 편을 낭송 하였는데

거기서 담은 것입니다.

 

낭송 / 강서정  https://www.youtube.com/watch?v=2G2UzT02vyE

 

 


다시 그리움이 없는 곳에서

 


 

이 땅에 그리움이

없다면

너를 만나지 않으리

어둠이 나리면

먼 하늘 별빛에 젖은 채

이 밤으로 건너가

너를 만나지 못한다 하여도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


그리움에 죄가

있다면 

그것은 그리움을 그리워하는 것

이 땅의 병든 가슴

지금까지 그리움의 천형天刑

모다 삭히고

너를 다시 만나리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 만남

다시 그리움이 없는

곳에서

가난한 마을의 등불 되어

만날 수 있을지


비가 내리면

발길마다 밟히는

서러운 풀잎

낯선 바람이 불면

올래마다 기다리며

잃어버린 짝글레기찾는

먼 그리움 하나.


(서귀포문학 8호, 1997)

 

*올래 : 골목의 제주어.

*짝글레기 : 한 쌍에서의 반쪽을 나타내는 제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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