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08. 08.
오늘은 이십사절기의 하나인 입추입니다.
우리 선인들께서는 한해를 24절기로 구분하여
자연의 흐름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하면서,
무더운 여름이 한풀로 지나가는
미더운 입추입니다.
이 시간의 언덕을 좀 더 넘어서면
무더운 바람이 떠나가고
또 다른
마음 따뜻한 가을바람이 다가와
일만팔천의 제주의 혼을
서러운 억새물결로 빚어 가겠지요
오늘 글은
천주교 제주교구 현문권 신부님께서
제주의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군사기지 중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하여
필리핀 일부를 점유하여 미군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수빅항과 클락공군기지의 현장 체험 유감을
2007. 8. 8. 제민일보에 논설로 기고하셨기에 담아 보았습니다.
[제민포럼]강정 해군기지를 친환경·세계적 미항으로 만든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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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평화의 섬 특별위원회에서는 필리핀 수빅과 클락, 일본 오키나와 그리고 평택, 부산 등을 현장 방문하였다. 평화의 섬 특위에 속해있는 필자는 필리핀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출발하기 전에 사전 자료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군사기지 오염으로 인해 기형아 출산에서부터 각종 환경오염으로 인한 중독 등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필리핀 국민들의 증언 뿐 아니라, 군사기지 안에서의 환경문제의 심각성은 미국 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부터 미국 환경단체들은 미군 기지를 미국의 가장 큰 오염자라 규정화며 팬타콘에 그 책임과 정화를 요구하였다. 미국의 환경기준이 엄격하게 있는데도 심각한 오염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미국 환경단체들은 외국 기지에서는 더욱 심각한 오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 대표적인 곳으로 필리핀을 뽑았다.
이미 미 국방성의 DRMS(군수품 재활용 및 구매 담당소)는 6만 갤런의 폐유, 화학물질 폐기물 등을 버렸다고 했고 1992년 발표된 GAO 보고서에서는 미군이 위험물질을 다룰 때에도 어떤 환경기준도 고려가 되지 않았다고 하였다.
이처럼 미군기지내의 오염에 관한 문제는 비단 필리핀 만이 아니라, 용산 미군기지 오염에 따른 사회적 문제로 인해 한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중이다.
이 시점에서 필리핀 미군 기지 문제를 언급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군도 군의 특정상 군사기밀로 인해 군사기지내 오염에 대해서 국민에게 알려진 바 없고, 그렇기에 군사기지가 다른 지역보다 환경적으로 더 깨끗하다느니, 혹은 친환경적이라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제주도는 엄청난 홍보비를 투자하면서 제주도의 자연 환경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고 떠들기 보다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이제는 그 보다도 더한 노력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 보존지역에 바다 매립과 기지건설로 인해 환경오염이 뻔히 보이는 해군기지를 꼭 그곳에 만들어야겠다는 발상이 우습기 짝이 없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아이들에서부터 어른들까지, 언어 연수에서부터 휴가와 은퇴이민으로 필리핀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이들이 100여년 넘게 식민지로서, 혹은 외국군대가 지배했던 필리핀을, 그리고 1991년 미군 철수로 남겨진 미군기지로 인해 많은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과 자연을 알고 있을까?
또한 자연이 아름다운 이곳 제주에 여행을 오는 많은 이들이 제주를 보존하고자 모든 것을 버리고 군사기지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강정 주민들과 많은 제주도민들의 수고를 알고 있을까?
<현문권 천주교 제주교구 신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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