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바람, 섬 풍경

써근섬. 서근섬

相民 윤봉택 2024. 4. 10. 15:53

2007. 11. 25.

 

써근섬입니다.

 

하루에 한번

마음의 길을 열어

울부짖는 섬.

 

서귀포시 강정동 산1번지

 

지난 11월 25일 오후 시간에 찾았습니다.

 

섬의 토양이 매우 척박하여 농사를 짓지 못하기 때문에

썩은땅이라 하여 '써근섬'이라 불려졌습니다.

 

요즘들어서는 '썩'이라는 의미가 별로라고 하면서

서근섬으로 불리고 있는데

 

저는 그래도 '써근섬'이 더 좋습니다.

국민학교 때는 매년 이곳에 소풍을 갔습니다.

 

그 때는 왜 그렇게 멀고 싫어만 보였는지

검정고무신을 신고 다녔던 그 시절

 

섬으로 가다가 돌이 미끄러워 신발이 자주 벗겨지자

손에 들고 맨발로 걸어가도 좋았던 추억의 길, 

 

써근섬은 하루에 두 번 뭍에서 섬으로 길을 열어 줍니다만,

섬으로는 하루에 한번 갈 수 있다고 보면 좋습니다.

 

아래는 섬으로 갈 수 있는 시간입니다.

 

날짜는 음력을 기준으로

합니다.

(  )는 물 때(무수기)를 말합니다

 

초하루(열엿새) = (일곱물) =   간조시간(이하) 오전 3~6.   오후 2~6시

초이틀(17일)   = (요닯물) =   오전 4~6.  오후 2~7

초사흘(18일)  = (아홉물) =   오전 4~6   오후 2~7:30

초나흘(19일) = (열물) =   오전 4~7  오후 3~7:30

초닷새(20일) = (열혼물) =   오전 4:30~7:30  오후 3:30~8 

초엿새(21일) = (열두물 ) =   오전 5~7  오후 5 ~ 8

초일레(22일) = (아끈줴기 / 조금) =   오전 6~9  오후 4~9 

초여드레(23일) = (한줴기 / 조금) =   오전 8~9  오후 5~10

초아흐레(24일) = (부날 / 조금) =   오전 9~10  오후 7~11

초열흘(25일) = (혼물) =   오전 11~12  오후 8~12

열하루(26일) = (두물) =   오전  10 ~ 오후 3시

열이틀((27일) = (서물) =   오전 11 ~ 오후 4시

열사흘(28일) = (너물) =    오후 1~5

열나흘(29일) = (다섯물) =    오후 1~5

열닷새(30일) = (사리 / 여섯물) =    오후 3~4

 

탐라고지도(1709)에는 부도(腐島),

제주삼현도(1750년대)에는 서근도(鋤近島)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우리마을 강정에서는 지금도 '써근섬'이라 부른 섬,

섬에서 다시 섬을 부르는 써근섬입니다.

 

 

 

 

 오전 10시 풍경입니다.

지금 보면 섬입니다.

 

바로 써근섬입니다.

 

 

오후 3시쯤 담은 풍경입니다.

 

 

 

이 흐르는 물을 '너븐물'(광수포)라고 합니다.

무태장어, 민물장어, 은어 등이 서식합니다. 

 

16세기에는 이곳에 해군과 육군이 주둔했던

새포방호소와 새포수전소가 있었을만큼

군사적 요지였습니다.

 

문득 바람이 불었나 봅니다.

섬으로 길이 열려 있습니다.

걸어서 7~8분이면 닿을 수가 있습니다.

 

섬을 중심으로 왼쪽 풍경

 

 

그림 왼쪽으로 보시면

'테우'가 보입니다.

 

1980년대 까지만 하여도 많았습니다. 

 

 

 섬에서 바다 사나이가 걸어 오고 있습니다.

 제주바다지킴이 김진수 선생입니다.

 아주 오랫만에(?) 섬 길에서 만났습니다. 

 

 

섬 나들이 나오신 아낙들입니다. 

 

 

바로 섬 입구 우측에

원삼국시대(기원전`후~300)에 해당하는 유물층입니다.

 

황색으로 보이는 것들이

바로 도기 파편들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주 오래 전

이 섬을 중심으로 활동하셨던

섬사람들의 흔적입니다. 

 

 

그런데 써근섬은 빠져 있습니다. 

 

 

사스레피'똥낭'입니다.

그래도 냄새는 사람 똥 보다는 참 좋습니다.

오래 있으면 그 냄새조차 즐겁습니다.

 

2006년 3월 20일 경 일입니다.

서귀포 걸매생태공원에 아주 오래된 이 사스레피나무등이 산책로 주변에 있었습니다.

그 날 산책 하던 시민 하나가 서귀포시청 공원관리부서에 전화를 걸어

왜 산책로 옆에 이런 똥냄새 풍기는 나무를 베지 않고 놔두었냐고 '누구 덕에 월급 받는 줄 아냐면서'

민원을 야기시켰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 전화를 받은 직원은 약속대로 큰톱을 가지고 가서 수령 30~50년된 여섯그루를

싹뚝 하여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이 지나서 4월 5일 쯤,

그 냄새를 좋아하는 시민 한분이 관계자에게 전화를 하여 왜 똥냄새나는 나무를 짤라버렸냐구

항의를 하였습니다.

그 분을 삭이지 못한 시민은 언론에도 전화를 걸어 잘못된 시민의식과 경솔한 관계자를

나무랐습니다. 

 

그래서 싹뚝 담당직원이 어찌되었는가는 상상에 .....

그러나 그 시민이 누구인가는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스레피나무는 개화기에만 냄새가 나며, 열매는 날짐들에게는 주 먹이원으로

하천변에 없어서는 아니될 소중한 자산인데 참 그렇습니다.

 

어리석음도 이쯤되면

표구를 해서 걸매생태공원 해우소에 걸어 두어도 그 아니좋겠습니까마는,

  

 

 이제 조금씩 섬 길로

 들물(밀물)이 들어오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섬에서 바라 본 법환마을 풍경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는 이 지역 모두가 숲지대였습니다.

하여, '큰술'이라고도 합니다.

 

근대사에 와서는

아끈내(악근천)에서 물을 끌어다가 논농사를 짓기도 하였습니다.

 

 

범섬이 외롭지 않은 것은

써근섬이 있어 그러함을

이곳에 와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써근섬 남동쪽 자락에 가면

이 바위가 보입니다

참으로 큰 악어새입니다. 

 

 

해군기지가 들어서겠다고 우기고 있는 강정마을 중덕과 강정천해안입니다.

참 경치가 끝내주는 절경지입니다. 

 

 

섬으로 발길이 잦아 지면서

지난 해에는 이렇게 산책로도 놓았습니다.

 

좋기는 합니다만, 

 

 써근섬 지킴이, 해송.

 

섬 바위에도

가난한 사연이 남아 있어

오늘처럼 이렇듯

따뜻한 들국화 송이를 놓았습니다. 

 

 

갯쑥부쟁이입니다. 

다도를 한다는 어느 아줌마가 방송에 나와서 하시는 말쌈이

이(갯쑥부쟁이)것을 가리켜 구절초라고 자랑하면서

차 만드는 법을 시연하셨는데,

 

참 답답한 세상입니다.

 

구절초라 하는 아줌씨나

그것을 여과 없이 방송하는 방송국이나 

참 그렇습니다. 

 

 

섬으로 다가서는 길목에

제주석으로 좀녀상을 세워 놓았습니다. 

 

 

본래 여기는 '당'이 아닌 데

 

그 누군가 모를 수중고혼을 위해

바람으로 걸어 두셨나 봅니다. 

 

 

돌아 오는 길

섬으로 다시 길이 잠기는 데...

 

저는 시방도 마음이 스잔할 때면

주저함 없이

이 섬을 찾습니다.

 

 

 

37735

 

 

 

'섬 바람, 섬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올레 14-1코스  (0) 2024.04.11
제주올레14-1코스  (1) 2024.04.11
칠월칠석(발렌타인데이)을 아십니까  (1) 2024.04.10
고사리마  (0) 2024.04.09
가파도 청보리 축제  (0) 202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