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바람, 섬 풍경

가파도 청보리 축제

相民 윤봉택 2024. 4. 9. 20:46

2009. 03. 28.

 

가파도 청보리축제

 

2009년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2일간

제주섬의 진주,

섬 속의 섬 !!!

가파도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청보리는 대부분 푸른 보리라는 의미로 간직하고 있습니다만,

본래 의미는

가축의 먹이인 사료용으로  재배되는 보리를 말합니다.

 

식용 보리 이삭에는 까락이 크게 돋아나 있는 데

사료용 청보리는 가축들이 까락을 싫어하기 때문에 까락이 적은 보리를 육종하여

가축농가에서는 사료용으로 재배하는 영양. 유연. 우호보리 등 세 종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청보리는 보리가 익기 전 푸른 상태의 보리를 가르키는

신조어가 되었습니다.

 

이 계절 가파도에 닿으면

가파도는 청보리 섬이 됩니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0.5m이기 때문에

어디에서 건 보리 물결을 감상하실 수가 있습니다.

 

가파도에 가려면

모슬포항(오전 9시. 낮 12시. 오후 4시)에서 가파도로 출발하는

여객선 삼영호를 타고

15분정도 가면 닻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축제 기간에는 매 시간 대 별로 항해를 합니다.

저는 28일 12시에 출항하는 배로 가파도에 닿았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승선표가 오전에 매진 되어서

가파도에 닿은 사람보다 닿지 못한 분들이 더 많았음이 가파도청보리축제의 열기를

가늠하게 하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가파도고인돌공원 조성 담당자이기 때문에

쉽게 돛을 올릴 수가 있었습니다.

 

유사 이전 선사시대의 거석 군락 부터

1842년 사람들이 이주하기 시작 한 이후 까지

오늘 가파도청보리축제는

가파섬에서는 가장 큰 축제였습니다.

 

가파리마을 주민들의 뜨거운 애향심과

김동옥 마을회장님의 혈기 넘치는 추진력이 빚어낸 아름다움의 결정체.......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앞으로 계속하여

가파도 거석, 가파도 고구마, 가파도 해산물 등 다양한 향토 컨텐츠가

향후 축제로 릴레이될 것입니다.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가파도 상동포구에 닿은 여객선 삼영호

   하루에 세번 뭍에서 섬물길 열어

   한배 가득 그리움을 안아 오면............

 

 

     백록담이 보이는 섬 북쪽

     가파도 청보리밧 산책로마다

     섬바람이 일렁입니다.

 

  삶 전에 빚을 지고도

  이승에서 다 갚지 못한 사람들아

  이 섬,가파도에 닻을 내려야만

  다 갚을 수가 있는 것을 시방도 모르고 계셨는가.

 

  밧담보다 웃자란 가파도의 청보리

  누가 바람을 이고 오셨는지

  보리 고고리로만 흔들 거릴 뿐....

 

 

  부룩(보리 대)에 앉아

  오후 시간을 가늠하는 낮달의 그리움 

 

  바람 불어

  보리물결로 일어서는 청보리바다

  오롯이, 밧담으로 이어온 삶의 흔적 뿐....

 

  그 누구라도 이 섬에 와서는

  먼 항해의 여정에 대하여

  두 손을 모아야 하나니.....

 

  어렸을 때, 아버님 일찍 떠나 가시고 어머님 홀로 우리 네식구 끼니 걱정하셨던 춘궁기 보릿고개 시절,

  어머님은 저녁에 보리밧으로 가셔서, 설익은 보리를 조금씩 베어 말리신 후, 타작하신 다음

  밥을 지어 먹이시며 제비 새끼 닮은 어린 네식구를 외롭게 지키셨습니다.

  그 때 저가, 보리밥에서 풀 냄새가 나서 못 먹겠다며 앙탈을 하면, 어머님은 혼자 돌아 앉으셔서

  격정하셨던 그 시절,,,, 청보리를 볼 때 마다  바다물빛으로 잠기는 영상을 느낌니다.  

   

 

 보리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눕니다.

 식용으로 사용하는 쌀보리(여섯줄보리), 맥주 원료로 사용하는 맥주맥(두줄보리)

 사료용으로 사용하는 청보리 등입니다만,

 지금 가파도 재배 현황을 가늠해 보면, 맥주맥이 90%  청보리는 10%정도 인듯 합니다.

 

  가파도에서는 청보리가 가파섬이 되고,

  가파도가 청보리가 됩니다.

 

 

 가파도 상동포구 !!!

 섬 나들이 나선 어느 가족들

 섬, 바람개비를 들면 모두가 어린이가 되는 섬,

 

 상동포구에서 시계방향으로 걸어가면 가파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개경담인 해안돌담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바라보면, 환해장성 같지만,

  거센.... 하늬-높새바람을 막기 위해 두겹 세겹으로 닿은 '개경담'입니다.

  '개경담'은 뭍과 바닷가(개)의 경계에 닿은 담을 말합니다.

 

  그 돌담에도

  사연이 남아 있는 듯

  시공의 흐름조차 거부하는 ............

 

  하동포구(항개)

  가파도의 행정 중심지... 오늘은 축제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대정읍 부녀회원들로 구성된 풍물단.

  우리 손자 성찬이 외조모님도 단원이십니다. 

 

  낮에는 농사와 가사 일을 하시다가

  저녁시간 짬 짬으로 연습하여 봉사하시는 대정읍 부녀봉사단원들입니다.

 

  대정읍 축제가 있는 곳

 그 서막은 언제나 봉사단의 몫입니다.

 

  가파도 하동선착장에 마련된

  축제 무대 

 

  축제장을 날리는 것은

  섬바람 만이 아닙니다.

 

  뭍에서 청보리 향수가 그리워

  보릿고개를 그리며

  섬으로 섬으로 돛을 올리신 머언 걸음들.....

 

  오늘 가파도청보리축제

  신명의 한마당이, 섬에서 섬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물꼬가 되리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올레마다 흐드러지는

 청보리의 그리움들

 

  이 모두가 이역 나그네에게는

  신기함 그 자체인 듯,

  아마 1653년 8월 15일 태풍에 난파되어 섬으로 상륙했던

  하멜 일행 또한 저들과 같은 이국 정취를 느꼈을지도 모를  섬과  섬의 이야기들....

 

  길 따라

  청보리 길 따라 가다 보면 

 

  문득 발길

  머물게 하는 곳, 바닷가 .....

  그 물빛 놓아 오늘도 만조 시간을 기다리며

  가슴 앓이하는 포구의 사람들.....

 

  이제 섬을 떠나

  다시 섬으로 돌아가야할 시간.... 

 

 모두가 청보리의 그리움

 마음 가득 안고

 바다의 이야기로 한올 한올 풀어내고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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