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25.
돈나무입니다.
제주어로는 '돈낭' 또는 '음낭'이라고 부릅니다.
'낭'은 나무의 제주어입니다.
우리 서귀포에서는
주로 해안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입니다.
5월에 하얀 꽃을 피우는데
그 꽃 또한 아름답습니다.
지난 11월 25일
서귀포시 강정동 산1번지 써근섬에 갔다가
법환마을 해변으로 돌아 나오면서
'테우' 있는 곳에서 살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떠 있는 범섬과
그 섬을 이웃하며 가슴 뜨겁게 살아온 써근섬이 만나는 곳,
그곳에 가면
범섬과 써근섬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 해변에 닿으면
이 땅의 초목 가운데 남쪽 해변 가장에서
처음 맞는 돈나무 입니다.
5월에 피어나는
하이얀 꽃도 아름답지만,
이처럼 노랗게 마음 추스리다가
문득 빠알갛게 가슴 열어 오는 열매 또한 아름답습니다.
하늬바람에 익어가는 것은
섬 그림자만이 아닙니다.
서 있는 모든 것
바라보는 모든 것
누워 있는 저 모든 것 까지
돈나무는 돈나무가 되고
섬 그늘은 섬 그늘이 되어
모두가 제 자리에 있음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