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따라서

예천동본동삼층석탑

相民 윤봉택 2008. 8. 9. 21:29
 

2008. 5. 3.

 

예천동본동삼층석탑(醴泉東本洞三層石塔)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읍 동본리 466-2번지

한천이 흐르는 둔덕 건너

석조여래 입상과 오랜

천년의 세월을 지나온

보물 제426호, 예천동본동삼층석탑(醴泉東本洞三層石塔)입니다.


지난 5월 3일, 동대구역.

부산에서 올라 온 무궁화호 열차에 기대어

영주까지 숨 가쁘게 올라가는 틈새,

예천역에서 내렸습니다.


예천동본동삼층석탑은,

예천읍 중심 건너, 한천(漢川) 북쪽, 석조여래입상(보물 제427호) 곁에

있는, 남북국시대 후기에 조성된 탑입니다.


사찰에도 흥망성쇄가 있는 것은

그 또한 인연인 것을,

탑과 불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절터였음이 분명하지만,

그 절 이름 전하지 않는다하여

우리 예서 기다릴 수는 없겠지요.


탑의 기단부(基壇部)는 윗층 기단 아래가 파묻혀 있어서,

원래 기단이 2층인지 1층이었는지 분명하지가 않지만,


현재는 윗면에 경사진 돌이 있고, 기단의 가운데돌을 그 위로 얹어 있습니다.


가운데 돌은 4장의 널돌로 짰는데 각 면의 모서리마다 기둥모양을 새기고,

그 사이에 사천왕상(四天王像)을 조각해 놓았습니다.


사천왕은 수미산의 동서남북 하늘을 지키는, 수호신입니다.

 

탑신(塔身)은 몸돌과 지붕돌을 각각 하나의 돌로 짜고,

각 층 몸돌의 네 모서리마다 기둥모양을 새겼습니니다.

 

지붕돌 밑면의 받침수는 1·2층이 5단, 3층이 4단인데

1층의 몸돌이 2 ·3층보다 두드러지게 큰 점이 독특합니다.


지붕돌 추녀의 밑은 반듯한데

마무리 부분에서 경쾌하게 치켜올려져 있으며,

빗물을 받는 낙수면의 경사도가  완만합니다.


머리장식으로는 노반(露盤:머리장식받침)과

복발(覆鉢:엎어놓은 그릇모양의 장식)이 한 돌로 되어 남아있지만,

이는 후에 가미한 듯 합니다.

 

 

 

예천 읍내 한천 지나 선 길가

석조여래입상과 나란하게

천년의 세월을 건너오셨습니다. 

 

이 탑은

상대 중석에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상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처음에 사천왕상이 세겨진 탑은

 중흥산성 삼층석탑, 의성관덕동삼층석탑, 영양화천동삼층석탑,

 영양 현일동삼층석탑,화엄사서오층석탑, 남산승소곡삼층석탑 등이

 있습니다.  

 

 기단부 지대석이 완전하게 노출되지 않아

 경계를 알 수가 없으나,

 3.12m의 높이로

 남북국시대의 탑을 빚어내신

 어느 장인,

 그 심오함이 담겨 있음을 느껴봅니다. 

 

 

  시대에 따라 사천왕이 가지고 있는

  물체가 다릅니다.

 

  남북국시대에서 고려 초기 까지는 대체로

        동(지국천왕) - 칼 또는 창. 서(광목천왕)-칼 또는 금강저

                      남(증장천왕) - 칼이나 금강저 또는 여의주. 북(다문천왕) - 보탑 또는 창

 

 그러나 조선조에 와서는 대체로

        동(지국천왕) - 칼. 서(광목천왕)-탑과 삼지창

                     남(증장천왕) - 용과 여의주. 북(다문천왕) - 비파를 들게 됩니다.

 

 허나, 이 또한 사찰마다 조금씩 손에 든 물체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있습니다.

 

 사천왕에 대한 얘기는 모든 경전에 다 나타나지만,

          특히 "금광명경" 사천왕품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지고

 

  천태지자대사가 번역한 '금광명경문구, 권5, 석사천왕품'에서는

 사천왕에 대한 해설이 이어집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동 - 지국천왕(제두뢰탁), 건달바, 부단나를 거느립니다.

   남 - 증장천왕(비류륵차), 구반다, 벽례다를 거느립니다.

   서 - 잡어/광목천왕(비류박차), 비사사, 독룡을 거느립니다.

   북 - 다문천왕(비사문), 야차, 나찰을 거느립니다.

 

  고집멸도 사성제로 구분한다면, 고(남), 집(동), 북(멸), 서(도)입니다..

 

 

 누가 문득 떠나 가신 듯,

 반연이 건네 준 일편무위진묘향을 사뤄

 옥로에 꽂아

 반연의 뜻으로

 두 손 모아 공양을 올렸습니다. 

 

 남방의 증장천왕은

 보검과 금강저를 들어

 불국정토를 지켜 주시니,

 

 누구였을까

 열차에 기대인 또 다른

 나는 ???

 

 용을 감싼

 서방의 광목천왕은

 사성제의 언덕을 오르시는 데

 

 

 지혜의 검을 들어

 북방을 지켜내시는

 다문천왕의 진양조  비파 소리,

 

 여기서는

 둘이 아닌

 하나 임을 

 

 탑신에 머무른

 바람으로

 그대의 마음을 그려 가고 있나니 

 

 지혜의 검을 들어 보면

 아늑한 동방의 지국천왕

 그 여명으로 길을 밝혀 오시는 데 

 

 

 이렇게 기다리고

 다시 기다리다 보면 

 

 그림자로 남아

 탑신의 머무름에

 닿을 수가 있는 것을 

 

 더러는

 상륜에 기대인 노반이 되어

 내 반연의 보주, 받혀 있는 것을 

 

서걱이는

한천의 강물결로

낙동강 구비 구비 섬 돌아 흐르는 것을 

 

 이제 다시 돌아

 내 떠나 온

 반연의 본향으로 떠나야할 시간, 

 

 무디어진

 옥개마다 내려서는

 삶 전의 흔적

 

  명경대 앞에 이르면

  모두가

  그대로인데

 

 돌아가자

 돌아서면 그곳이 문득

 피안인 것을,

 

 무얼 망서려

 서역 나그네 총령의 길을 따라

 두고 간,

 그 신발 하나에 무게를 더 하시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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