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섬의 풀꽃낭

갈쟁기

相民 윤봉택 2006. 8. 14. 17:01

2006. 8. 13.

 

제주어로는 '갈쟁기'라고 합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갈정기 라고도 합니다.

 

참외처럼 생긴

개똥참외입니다.

 

크기가

아주 작습니다.

 

고구마밭에 참 많습니다.

 

고구마 밭에 김매기를 하다가

갈쟁기가 보이면

 

우리 어머님께서는

갈쟁기 잘 열리라고

고구마 줄기를 헤집어 두셨습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김매기할 때에는

 

잘 익은 놈으로 골라 따시고는

당신은 하나도 먹지 아니하시고

 

채롱이 고이 담아

집에 갖고 오시고는

 

식구 수에 맞게  하나씩 나눠 주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큰아들이라 하여

'갈쟁기' 두개를 먹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 뿐입니까.

계란도 저 혼자 먹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좋아 보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동생들과 나눠 먹지 못하였던게

그렇게 가슴이 아픔니다.

 

그래서

지금은, 동생에게

조건 없이 양보를 합니다.

 

맛이 있는 음식이 있으면

먼저 동생네에게 전하여 먹도록 합니다.

 

그러면

우리 아시(동생의 제주어)는

곱배기로 되 가져 옵니다.

 

그런 추억의 갈쟁기

지금 먹어도

변함없는 맛입니다.

 

그러한

갈쟁기가 참으로 탐스럽게 달렸습니다.

 

한달 쯤 있다가

그 고구마 밭에 있는 갈쟁기를

은근슬쩍 하러 가려고 합니다.

 

가서 딱 하나만 따 먹고 오겠습니다.

 

만약 주인이 떡 버티고 계시면

양해를 구하여

하나만 따먹겠습니다.

 

그래도 승락을 아니하시면

참외 한보따리와 교환을 하고서라도

맛을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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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갈쟁기는

한 보름만 있으면 따 먹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노천에 있기 때문에

내가 먼저 직었기 때문에

 

내 공상입니다.

 

건드리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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