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섬의 오름

따라비오름

相民 윤봉택 2017. 11. 5. 09:02

2006. 10. 3.

 

따라비오름입니다.

 

 

청명하게

하늘 열리는 날

 

따라비오름이 문득 보고 싶어

따라비에 갔습니다.

 

오전에 일찍 나뭇가지 전정한 것 등 경운기에 싣고 가서 정리하고난 후

잠시 휴식을 한 다음

2시 쯤에 따라비로 향하였습니다.

 

서귀포에서 따라비 까지는 50여분 걸립니다.

성읍민속마을 지나 성읍2리 버스 잠시 쉬는 곳에서

따라비로 이어진 길 따라

포장길 비포장길 목장길을 이어가니

 

한 4년전 쯤 놓고 온 따리비가 방가하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목장 관리로 인하여 많은 억새가 사라져

아쉬움이 컷습니다.

 

가는 길

홀로 가는 길

따라비 입구에 닿으니 3시하고도 30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따라비의 진면목을 보려면 성읍2리 서쪽으로 가야만 합니다.

저는 늘 이곳으로만 다닙니다.

하면 오름 남쪽으로 가는 것 보다 다섯 갑절 더 걸어야만 합니다.

 

입구에 닿아서는

능선 북서쪽으로 올라

봉우리 봉오리 다 넘어 돌아서니

잔대, 쑥부쟁이 등 군락을 이루어 있는데

 

정작 야고 등 만나야할

도반들은 시간 때문에 닿을 거리만큼에서

발걸음 멈추었는데

속절없는 시계만 5시를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내려서는 길

손님 때문에 하늘연꽃에서 기다린다시며

 

차 한잔 나누시자는

불의와는 어떠한 경우에도 타협 자체를 거부하시는 20년지기 김창부님

하늘연꽃에 가서 만나지고하여

 

창부님의 소개로

주인 어른과 수인사 나누고

보이차만 마신다고 여쭸더니

 

오랬만에 보이차 마셔야겠다시며

방주님 빚어주는 다향(35년)에 젖어

시간을 잃어버렸다가

 

겨우 찾아 나서니

올래 밖에는

달빛이 먼저 배웅하고 있었습니다.

 

 

12418

 

  

따라비라 하셨는가.

 

예 오셨으니

나를 안고 가시게

바람이

억새 바람이

으악새 바람이 저만큼에서 

 

삶 전에 두고 온

그대 이야기를 풀어

몸살하는 저 따라비로 오시게나   

 

어느 곳에

내 마음의 닻을 내려야

그대 바람으로 다가오시려 하시는가 

 

하늘이

저 하늘이 

 

 오늘처럼

 으악새 물결로 노 저어 오시는

 것은

 우리 삶의

 아란야인 것을

 

 예서 무얼 삭혀

 기억의 두엄에 혼불을

 지피려 하시는가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할

 키 작은 시간  

 

 바라보면

 모두가 그리운

 내 삶의 반연인 것을

 그네 타는

 낮달의 그림자로

 서걱이는 

 

 아픈 그대여

 

 하니,

 그대!! 돌아눕지 말아라

 젖어드는

 내 칭원한 어머님의 잔영마다

 

 오름이 되어

 길을 떠나는,  내 미쁜 사람아

 가시거든

 그곳에 닿으시거든

 저 오름마다

 뉘여 오신 섬바람의 이야기를

 듣고 가시게나 

 돌아 보면

 모두가 길 아님이

 아니었는 데

 

 그대의 길은

 어디에 있어

 예서 갈꽃으로 피우셨는가

 

 그리움도 다하면

 하이야리니,

 자닝스런 섬마을마다

 내 설운 섬의 봉화를 올리는 칭원한 사람아

 다따가

 달빛 나려

 문득 떠나가는 날

 섬으로 나들이 오신

 바람 따라 나서려하나니

 

 

 

 

 지순함이 다하면

 오름이 되어 가는 것을

 

 먼 길

 그 먼길

 다시 그 먼길을

 

 그대에게

 다시 그대에게

 다시 또 먼 그대에게

 억새 한 잎 띄워

 바람의섬을 실어 보내나니

 

 이제는

 떠나가신 길 따라

 

 예로 돌아

 오심을

 으악새바람으로

 기다리고 있나니,

 

 

 

 하면, 그대

 오늘 밤

 이 섬을 안아 잠들이 못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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