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택 190

그리움 나사시냐

2009. 01. 30. 그리움 나사시냐 가슴이 결린다. 마음이 아플 때마다 마디마디 멍울진 손결로 바람에 응얼진 자식의 가슴 마당을 온 밤 쓸어 내시던 어머니 ‘어떵 나삼시냐’ ‘호꼼’ ‘어멍* 손은 약손이 나네 금방 나신다’'나사시냐’ ‘나싱거 닮은 게, 겅헌디 호꼼만 더 쓸어 줍서’* ‘두루* 족족 나 설운 애기야, 살당보민 베라벨 칭원헌게* 다있나마는’ ‘겅해도*'촘으멍 고비 잘 돌영 가곡 허라.* 그러한 날이 무너지고 불혹 넘겨 두 해가 지난 초봄부터 가슴앓이가 도졌다. 어머님 돌아가시고 네 해, 내 마음 쓸어안을 정다운 손결 가고 없는데, 사는 날 까지 담고 살아가야 할 응얼진 그리움 얼마나 더 삭혀야 '한바당* 건너 그 섬에 닻 내릴 수 있을지. (제주문협, 한라산의 노래, 1997) *‘어..

이월에 나리는 눈

2014. 02. 10. (펌) 제주신문 http://www.jeju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53 윤봉택의 '이월에 내리는 눈' 오승철 | 시인 시로 여는 제주아침(46) 이월에 떠나는 눈 새이로 다시 눈은 나리는 데 얼마른 올래 지나 먼 길 떠나 온 섬 하나. 섬 그늘로 눈이 나려 세상 더 따사한 눈길 하얀 길을 따라 이승으로 나들이 온 그대 손잡고 바다를 건너면. 꿈꾸는 섬 너머 들리는 초승달 빛으로 돌담 넘어 쌓이는 꼬박이 그리움 항해일지 우로 이월의 눈이 다시 나리고 있어 -‘윤봉택의 ’이월에 내리는 눈‘ 모두 제주에선 눈이 ‘묻는다’ 하고 육지에선 ‘쌓인다’고 한다. 벌써 입춘이 지났는데 이번 겨울엔 눈 한 번 묻은 것을 못 봤다. 이 시는 몇..

강문칠 창작가곡 발표회

2016. 03. 26. 가곡 "억새꽃" https://www.youtube.com/watch?v=6IzAlF6aWsE 고향의 추억, 사랑, 그리움을 담은 강문칠 작곡가 창작가곡발표회 2016년 3월 26일 오후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 주관 : 제주극음악예술연구회 후원 : 제주문화예술재단, 영보건설 11명의 시인의 시를 작곡하고 강문칠 작곡가가 직접 작사한 노래 등 17편의 주옥 같은 곡이 바리톤 송기창 소프라노 이미경, 배서영. 테너 이재욱 피아니스트 안혜정, 김미나 선생님들께서 함께 합니다. 이번에 강문칠 선생님께서 저의 졸시 "억새꽃"을 작곡하여 발표하여 주셨습니다. 억새꽃 · 1 기다린 시간보다 기다려야 할 시간이 작은 오후 벌판에서 이름 없는 섬을 보았다 섬 섬이 모여도 풀리지 않는..

남영호 추모곡

남영호 추모곡 계선주 1970년 12월 15일 새벽 1시 27분 서귀포-부산을 잇는 정기 여객선 남영호가 승객 338명을 싣고 운항하다가 여수 소리도 부근 해상에서 화물 과적으로 침몰한 승객 338명 가운데 생존자는 겨우 15명 나머지 323명이 희생된 우리나라 최대의 해양 사고였습니다. 서귀포예총에서는 비록 많이 늦었지만 돌아가신 323명의 고귀한 넋을 추모하기 위하여 참사 50주년이 되는 12월 15일 오후 1시 27분 서귀포칠십리공연장에서 남영호 참사 50주년 끊나지 않은 진실 제1회 남영호 참사 추모예술제를 갖습니다. 추모예술제를 위하여 남영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남영호 추모곡 "계선주"를 올립니다. 서귀포예총에서는 계속하여 남영호 추모 예술제를 해마다 개최할 것입니다. 남영호 추모곡 계선주 작사 ..

나누며, 소통하며

인간사를 보면 원수는 이웃에 있고, 하필, 그 웬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평소에 이념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 하여도 아무리 좋지 않은 이웃이라 하여도 길흉사에는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게 우리 선인들의 미덕이었고, 이러한 미덕이 공동체를 이루는 가치가 되었다. 백번 양보한다고 하여도 최근 정치권에서 문상을 놓고, 모 아니면 토라는 흑백 논리는 글쎄 별로 달갑지가 않다. 막설타인단여장 (莫說他人短與長) 타인의 장·단점을 쉽게 말하지 말라 설래설거자초앙 (說來說去自招殃) 세치 혀를 잘못하면 오히려 재앙을 불러오나니 약능폐구심장설 (若能閉口深藏舌) 하고 싶은 말이 많을수록 입을 굳게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춘다면 편시수신제일방 (便是修身第一方) 이것이야말로 수신(修身)의 제일이 아니겠는가? 이 시는 송나라 ..

지천명 2024.04.19

조부님

2020. 8. 29(음 7월 11일) 2020년 오늘 음 7월 11일은 조부님께오서 돌아가신지 100주년이 되는 기일이다. 조부님의 성은 윤尹, 본은 파평(坡平), 이름은 영지(永池), 대정향교 장의(掌議)를 지내셨다. 파평윤씨 시조 태사공 휘 신달의 36세손이시고, 입도조 휘 빈贇의 13세이시며, 강정 입향조 휘 부석의 6세손이시다. 증조부(계심啓深)님은 다섯 아드님(영완永完. 영수永洙. 영청永淸. 영지永池. 영기永沂)을 두셨는데, 우리 조부님은 네 번째(샛말젯 아덜) 아드님(영지永池)이시다. 정축년(1877년) 8월 7일에 태어나셨으니, 생존하여 계셨으면 144세이시다. 그렇지만 증조부님께서 정실에서 두 아드님, 후실에서 세 아드님을 두시면서, 우리 조부님은 후실에서 두 번째가 되기에, 동네 삼촌들..

지천명 2024.04.19

진실과 거짓

2020. 10. 14 오늘은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좋은 글을 보내 주셨기에 이 가을 깊은 날에 지인과 함께 나누고자 올립니다. 아래 글은 연암 박지원(朴趾源, 1737~1805) 선생의 『연암집(燕巖集)』권7 별집(別集) /종북소선(鍾北小選)/ 「녹천관집서(綠天館集序)」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무릇 ‘참(진眞)’이라 말하거나 ‘닮았다(초肖)’라고 말할 때에는 이미 그 속에는 ‘그렇지 않음(가假)’과 ‘다르다(이異)’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부어진어초지제 夫語眞語肖之際 가여이재기중의 假與異在其中矣 옛글을 모방하여 글을 짓기를 마치 거울이 형체를 비추듯이 하면 ‘비슷하다’고 하겠는가?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반대로 되는데 어찌 비슷할 수 있겠는가. 倣古爲文。如鏡之照形。可謂似也歟。曰左右相反。惡得而似也。 그렇다면 ..

지천명 2024.04.19

순다리

쉰다리 쉰다리 또는 순다리라고 불려지는 발효음식은 탐라인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입니다. 여름철 밥을 잘못 보관하였다가 상하게 되었을 때, 그 쉰밥에 누룩과 물 그리고 당분을 넣어 몇 일 두어 발효시킨 음식을 말합니다. 이 더운 여름날 논밭에 나가 작업하실 때에는 이 쉰다리를 주전자 담아 가지고서는 간식으로 드시곤 하셨던 음식입니다. 우리 어머님(1920년생)이 살아계실 때에는 쉰다리를 참으로 잘 만들어 주셨습니다. 울 어머님께서는 쉰다리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음식을 잘 만드셨습니다. 장마철에는 ‘정의논깍’에 나가셔서 ‘폿겡이’를 잡아다가 절구에 넣어 찧으시고는 ‘겡이죽’을 만들어 주셨고, 그 바쁜 농번기에도 잠깐 물 때를 맞추어 개껴시(바닷가)’에 가셔서는 넘패(해초류)를 따다가 저가 좋아하..

제주올레 6코스

2021. 08. 31. 제주올레 6코스 2022년 1월 6일 부터 제주의소리와 서귀포신문에 격로 제주올레 26코스 28개 노선에 대하여 연재를 합니다. 그 연재 중 8번째 6코스 내용을 이곳에 링크합니다. 제주의소리 진 육자배기 가락으로 걷는 길…바당밧 너울지는 제주올레 6코스 < 윤봉택의 탐나는 올레 < 매거진 < 기사본문 - 제주의소리 (jejusori.net) 진 육자배기 가락으로 걷는 길…바당밧 너울지는 제주올레 6코스 - 제주의소리 ‘쇠소깍’ ᄃᆞ리에서 제주올레 6코스를 순례하자니, 육자배기 가락 없이는 내 오늘 해 지것다. “내 정은 청산이요. 님의 정은 녹수로구나. 녹수야 흐르건만, 청산이야 변할소냐.” 헤 ~~~‘쇠 www.jejusori.net 서귀포신문 진 육자배기 가락으로 걷는 제주..

제주올레 14-1코스

2021. 10. 9. 제주올레 14-1코스 오늘 2021년 10월 9일 토요일엔 제주올레14-1코스를 순례하였습니다. 2022년 1월 6일 부터 제주의소리와 서귀포신문에 격로 제주올레 27코스 29개 노선에 대하여 연재를 합니다. 그 연재 중 열아홉 번째로 제주올레 14-1코스 내용을 이곳에 링크합니다. 제주의소리 삼백예순 오름마다 봉화 올리는 제주올레 14-1코스 < 윤봉택의 탐나는 올레 < 매거진 < 기사본문 - 제주의소리 (jejusori.net) 삼백예순 오름마다 봉화 올리는 제주올레 14-1코스 - 제주의소리 길을 걷는다는 것은 한권의 인문학 서적을 읽는 재미와 닮았다. 역시 걷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 속도가 느리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르니 삶의 속도를 늦추는 걷기야 말로 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