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 일강정의 꿈

생명 !!! 바다의 마을 강정

相民 윤봉택 2007. 11. 11. 09:57

2007. 11. 10.

 

제주의소리(펌)

 

“강정마을 평화 열기에 칼바람도 녹는구나”

 

제주평화축제 ‘평화콘서트’ 10일 밤 강정포구 한껏 달궈
출연자.마을주민 ‘한마음’...“해군기지 결사반대” 재천명
2007년 11월 10일 (토) 22:41:38 김봉현 기자

   
 
▲ '강정을 생명평화의 마을로' 2007 제주평화축제 이틀째인 10일, 강정포구에선 '평화콘서트'가 열려 오랜만에 마을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날 서울에서 활동중인 밴드 '넘버원 코리아'가 "해군기지없는 강정이 넘버원 제주!"라며 주민들을 위로하고 신나는 노래선물을 들려줬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제주 서귀포시 강정포구에서 10일 평화콘서트가 열렸습니다. 2007 제주평화콘서트 둘째 날 하이라이트 행사였습니다. 강정(江汀)은 은어가 뛰노는 맑은 물의 마을이지만 최근 해군기지가 들어설 예정지로 결정되면서 큰 갈등과 혼란을 겪는 곳입니다.

 

입동이 지난 초겨울 바닷가의 저녁은 추웠습니다. 그러나 얼음 같은 칼바람도 평화를 사랑하는 강정주민들, 그리고 제주도민들의 염원을 얼어붙게 하진 못했습니다. 오직 제주에,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막겠다는 의지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마을 법환리에서도 해녀분들과 주민들이 버스까지 대절하며 찾아왔습니다. 제주시에서도, 서귀포시에서도 뜻을 함께 한 많은 분들이 마실 나오듯 들뜬 표정으로 달려왔습니다. 이래저래 200여명이 넘는 평화의 등불들이 이날 밤 강정포구를 함께 수놓았습니다.

 

이날 평화콘서트는 서울에서 온 최광기라는 전문 사회자가 진행을 맡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서울집회에서부터 이름을 날리기 시작해 대학축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민 사회자’(?)라고 누군가 귀띔합니다.

 

 

   
 
▲ 강정마을 포구에서 열린 제주평화콘서트 현장은 뜨거웠다.  ⓒ 제주의소리
 
   
 
▲ ⓒ 제주의소리
 
밴드 ‘아벨’과 힙합그룹 ‘슈퍼라이프’가 연이어 첫 무대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트로트’가 아니라 생뚱맞은 표정일줄 알았던 강정마을의 아주머니, 아저씨들도 금세 어깨를 들썩이고 흥겹게 박수를 칩니다.

 

삶의 분노와 용기를 가감 없이 노래하는 젊은 민중가수 연영석 씨도 출연했습니다. ‘구르는 돌’, ‘간절히’ 등을 연이어 불렀습니다. 노래 ‘간절히’의 가사가 강정주민들의 가슴을 파고듭니다. 억울해 막혔던 가슴도 뚫리는듯 합니다.

 

“누구는 뺏고 누구는 잃는가. 험난한 삶은 꼭 그래야 하는가. 앞서서 산 자와 뒤쳐져 죽은 자. 그 모든 눈에는 숨 가쁜 눈물이 왜 이리 세상은 삭막해 지는가. 아 나는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아~ 음~"

 

‘이디라마’라는 제주밴드도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디’는 ‘여기’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고 ‘라마’는 ‘평화의 땅’이란 뜻으로 ‘이디라마’는 ‘여기는 평화의 땅’이란 뜻”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합니다. 밴드 이디라마는 “강정마을 여기가 바로 평화의 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객들의 큰 박수가 쏟아집니다.

 

이날 콘서트 무대에선 김수열 시인(민예총 제주지회장)의 ‘일강정이 운다 구럼비가 운다’라는 평화시도 소개됐습니다. 시제목 처럼 일강정도 울고 참가자들의 가슴도 울었습니다. 정부와 제주도의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해군기지 강행에 분노했습니다. 

 

   
 
▲ 민중가수 연영석. 그의 간절한 저항의 노래가 강정주민들의 막힌 가슴을 뚫었다. ⓒ 제주의소리
 

일강정이 운다 구럼비가 운다

김수열 제주민예총 지회장

물이 좋아 일강정
물이 울어 일강정이 운다
소왕이물 울어 봉등이소 따라 울고
봉등이소 울어 냇길이소 소리 죽여 울고
냇길이소 울어 악근천이 운다
할마님아 하르바님아
구슬피 아끈천이  운다

풍광 좋아 구럼비가 운다
구럼비가 울어 나는물이 울고
나는물이 울어 개구럼비 앞가슴을 쓸어내린다
물터긴개가 울고 지서여가 따라 운다
요노릇을 어떵허코 요노릇을 어떵허코
썩은 세상아 썩은 세월아
마른 가슴을 치며 써근섬이 울음 운다

눈물바람이 불 때마다
닭이 울고 도새기가 울고 쇠가 운다
바다와 놀던 어린 것들
입술 파랗게 질려 더 크게 운다
집집마다 매달린 노란 깃발이
이건 아니우다 이건 아니우다 손사래 치는데

저만치에서 안타까이 내려다보는
문섬아! 섭섬아! 그리고 범섬아!
아직도 말을 아껴 말이 없는
파도야, 바람아, 그리고 청한 하늘아!

일강정이 울고 있다
구럼비가 울고 있다

길위의 신부, 문정현(69) 신부님도 공연 도중 사회자의 소개를 받고 축제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문 신부님은 노구(老軀)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집회현장에서 전투경찰들과 몸싸움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깡패 신부님’이란 별명도 얻었습니다.

 

문 신부님은 특유의 부르짖음으로 “큰일났다. 큰일났다. 강정의 맑은 물, 이제 어떡해! 그 물을 어떡해! 생명과 평화의 땅 강정마을 지켜내야 합니다. 지켜야만 합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문 신부님은 또 “몇 해 전 평화유랑단을 이끌고 청주에 갔을 때 원흥의 방죽이란 습지가 있었습니다. 두꺼비와 맹꽁이가 살고 있는 거기 방죽을 메우고 법원과 검찰청 건물을 짓는다고 해 시민들이 반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길 위에서 두꺼비와 맹꽁이들이 밟혀 죽고 차에 치여 죽는 것을 보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여기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우리 주민들이 그 꼴이 됩니다”고 역설했습니다.

 

문 신부님은 이어 “이 생명의 물이 흐르는 강정마을에 단 한 평도 해군기지로 내어줄 수 없다! 죽음의 땅이 될 군사기지에 단 한 평도 빼앗길 수 없다!”고 울부짖었습니다. 주민들도 함께 부르짖었습니다.

 

이어 ‘사노라면’과 ‘흙에 살리라’를 열창했습니다. 문 신부님의 맛깔스러운 노래 솜씨에 관객들도 간주로 화답했습니다. “나는 야~ 흙에 살리라.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며서 흙에~ 살~리~라” “짠짠 짜라자라 짠짠! 짜라라라짠짠!”

 

아일랜드시티 밴드와 넘버원 코리아가 이날 마지막 무대를 책임졌습니다. 오후 5시 시작한 콘서트는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끝을 맺었습니다. 내내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내내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 길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님도 이날 멋드러진 노래솜씨를 선보였다. '사노라면'에 이은 앵콜곡 '흙에 살리라'까지...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이날 평화콘서트는 전문사회자 최광기 씨의 진행으로 더욱 빛났다.  ⓒ 제주의소리
 

강동균 마을회장님도, 문정현 신부님도, 대정서림교회 송영섭 목사님도, 귤 따러 갔다 와서 늦었다는 지원이 할머니도 흥을 녹이지 못해 무대 앞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그것도 민요반주가 아니라 젊은 밴드들의 최신 음악 연주에 맞춰서 말입니다. 어색하지도 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이날 강정마을은 ‘해군기지’를 허락하지 않는 ‘생명평화의 마을’로 한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중덕’ 바닷가에 세운 방사탑도 솟대도 밤늦도록 강정마을의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콘서트로 첫날밤을 맞았습니다. 아~ 제일(第一) 강정, 일강정! 

 

   
 
▲ 흥에 겨우면 춤을 추라. 그것이 평화의 춤이고 생명의 춤이면 더욱 춤사위를 크게 하라. 흉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식없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밴드 '이디라마'. '여기 평화의 땅'이란 뜻이란다. ⓒ 제주의소리
 

   
 
▲ ⓒ 제주의소리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 제주의소리
 
   
 
▲ 양홍찬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 제주의소리
 
   
 
▲ 해군기지 결사반대!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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