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따라서

영천 백흥암

相民 윤봉택 2008. 4. 6. 15:33
 

2008. 03. 09.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 치일리 549번지에 있는

영천 은해사의 산내 암자인 백흥암입니다.


 백흥암은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처소입니다.


 이곳 시자이신 자애로우신 영운주지 스님의 보살핌으로

비구니스님들께서는 청정무구한 수월도량에서 수행하고 계셨습니다.


 이러한 백흥암은 은해사의 핵을 이루는 요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암자라 하기엔 너무나 장엄한 사찰입니다.


 백흥암의 창건은 신라조 하대에 이뤄졌으며

1520년(중종 15)에 와서는 왕세자(인종)의 태(胎)를 봉안하면서 비보사찰이 되었습니다.

영조는 어압봉안소(御押奉安所)로 지정하여 경상감사로 하여금

특별수호의 책임을 맡게 하였습니다.


 백흥암에는 현재, 극락전을 비롯하여 진영각, 심검당, 보화루, 명부전, 요사채,

영산전, 산신각 등이 있습니다.


 이 백흥암에는 많은 문화유산이 있습니다.

극락전 내부에 조성된 보물 제486호 수미단은 우리나라 불단조각의 백미입니다.

1643년에 초창된 극락전 또한 보물 790호로 지정되어 있는 다포계의 건조물입니다.


 이러한 백흥암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바로 물입니다.


 물맛이 경북 지역에서는 최고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백흥암 스님들의 면면에는 자애로움이 넘처 흐름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 백흥암을 지난 3월 9일

내 오랜 반연과 함께 찾았습니다.

 


 나무지장왕보살마하살

 

 

 백흥암 요사 측면 기둥에 걸려 있는

 목탁입니다.

 

 이 목탁은

백흥암에서 스님들께 알리는 신호를 음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공양할 때

 운력할 때,

 암자 내에 무슨 일이 있을 때

 목탁을 울려서 알리면 그 소리에 맞추어

스님들께서는 정해진 장소로 모이게 됩니다. 

 

 

백흥암 좌측 전경입니다.

 

팔공산 자락에 기대인

암자의 그림자가 선연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보화루와 좌측 담장입니다.

 

가지런하게 다여진 돌담 아래로

봄볕이 조는 듯 

그림자로 기대어 있습니다. 

 

 보화루입니다.

 전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입니다. 

 

보화루 현판입니다. 

 

추사가 쓴 현판으로서

백흥암에는 추사의 글씨라 하여도 무방할 만큼

추사글씨가 많습니다만,

대부분 도난 우려 때문에 복제품으로 하여 놓았습니다. 

 

보화루 전경입니다.

 

누각은

사물 가운데 무겁지 않은 북-운판-목어 등을 걸어 두기도 하고

야단법석 때 야외를 겸한 법회 무대로 사용되어지는

다목적 공간입니다. 

 

스님들이 수행하시는 내부 공간입니다. 

 

백흥암 수각입니다.

물 맛이 참 좋습니다. 

 

백흥암 내부 공간

요사입니다. 

 

 현판

백흥대란야(百興大蘭若)입니다.

'란야'는 '아란야'를 나타내는 말로써 매우 고요하고 깨끗한 수행처소를 말합니다.

   

 보화루의 내부 현판 추사체입니다.

 

 산해숭심(山海崇深) ‘산은 높고 물은 깊다’라는 의미로서

 추사의 실사구시잠(實事求是箴)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이 잠은 추사선생께서 담계 옹방강(청, 1733~1818)이 보낸 편지를 읽고

지은 것이라고 전합니다.

攷古證今(고고증금) 옛 것을 상고하여 지금 것을 증명했으니

山海崇深(산해숭고) 산처럼 높고 바다같이 깊도다

實在書(실재서) 사실을 조사함은 책에 있고

窮理在心(굴리재심) 이치를 궁구함은 마음에 있어

一源勿貳(일원물이) 한 가지 근원을 둘로 나뉘지 말아야

要津可尋(요진가심) 중요한 나루를 찾을 수 있는 것

貫徹萬卷(관철만권) 만권 서적을 관철하는 것은

只此規箴(지차규잠) 다만 이 실사구시잠에 있다네.

 

보화루의 내부 가구 

 

종보 아래로 벋치는 용두가

보화루의 화마를 막아 천년을 이어가고 있나 봅니다. 

 

중심 대들보 우

종보를 받쳐 선 용두입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이 문안으로 들어설진댄

지혜를 두지 말아야 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入此門中 莫存知解 

 

 명부전입니다.

 

백흥암의 본당인

극락전입니다. 

 - 차후에 상세하게 다루도록 합니다.

 

극락전에 모셔진 미타삼존불좌상입니다. 

 

백흥암의 수미단입니다.

 - 차후에 상세하게 다루도록 합니다. 

 

 극락전 정전 좌측의 건물 현판

 십홀방장(十笏方丈)입니다.

 글씨는 추사와 쌍벽을 이뤘다는 만파석란 스님게서 쓰셨습니다.

 열 개의 홀을 이은만큼 아주 작은 방을 말합니다.


 석가세존 재세 시에 유마거사가 마음의 병을 앓아 계시자 모두가 문병 가기를 꺼려하여,

상수보살인 문수보살로 하여금 병문안을 가도록 합니다.

 

 그때 문수보살을 따라 많은 대중들이 유마거사를 병문안하는데,

유마는 방안에 의자 하나만 놔두고 모두 치우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방에 따라간 모든 대중들이 좌정하고도 남았다고 하는데,

그 방을 일러 십홀방장이라 합니다.

 

 즉 홀(笏) 열 개를 이어 놓은 길이만큼 매우 작은 사방 1장(丈=10척)방이란 의미입니다.

하여, 이 건물은 덕이 높고 뛰어난 큰스님들만 거주하시는 공간입니다.

  중국에서는 방장을 주지라고 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총림의 가장 큰어른을 나타냅니다.

 

 

백흥암 극락전 전면 좌측에 건립된

화엄당으로 스님들의 수행처소입니다. 

섬돌 대신에 커다란 통목으로 놓아 두었습니다.

 

건물에는

십홀방장, 화엄당 등 두개의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의 여섯 기둥에 걸려있는 주련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이며, 여기에 주련 탁본입니다.

 

 주련의 내용은 96개의 예문으로 구성된 화엄 대례문 가운데

47번째 해당하는 예문 중 일부입니다.

 

 我觀維摩方丈室아관유마방장실 / 내가 유마거사의 방장실 들여다보니

 能受九百萬菩薩능수구백만보살  / 능히 구백만보살이 앉을 수 있고

 三萬二千獅子座 삼만이천사자좌  / 삼만 이천 사자좌가 있어

 實能容受不迫窄실능용수불박착 / 모두가 앉고도  비좁지 않을뿐만 아니라

 又能分布一鉢飯우능분포일발반 / 또한 한 발우에 담긴 음식을 나누면

 饜於十方無量衆 염어시방무량중 / 시방세계 모든 중생들이 다 공양하고도 남겠네.

 

 화엄대례문 중 47번째의 예문입니다.
 志心頂禮供養 我觀維摩方丈室 能受九百萬菩薩 三萬二千獅子座 

 實能容受不迫窄 又能分布一鉢飯 饜於十方無量衆 斷取妙喜佛世界 ......

 

극락전 전면 우측에 건립된 심검당입니다.

스님들의 수행처소입니다. 

 

 

 

이곳 백흥암을 살피시는 영운 주지큰스님께

인사 올리고

차 공양을 받았습니다.

 

문을 열어 건너도,

이곳에서는

모두가 피안의 세계뿐입니다.

 

 

 모두가 백흥암 목탁소리에 맞춰

 본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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