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4.
피뿌리풀입니다.
5월 4일 노픈오름 주변에서 만났습니다.
지난 3일 예천 답사를 마치고
4일 대구에서 첫 뱅기 타고 내려와
한라식물사랑회의 정기 오름탐사에 동참을 하였습니다.
저는 하루 세끼 보약을 먹지 못하면 바로 죽고 마는데
이 날은 아침에 공항김밥 한 줄로 넘기고
바로 백약이오름 주차장으로 가니, 9시 40분이 되었습니다.
강영식 회우와 노픈오름을 답사하기로 하여
문석이와 동거믄이 곁을 따라 노픈오름으로 갔습니다.
비가 오려함인지
때 아닌, 마파람이 거세게 불어
오름 정상에서는 걷기 조차 힘들 정도였습니다.
노픈오름 가던 길
그곳에서 피뿌리풀 두 개체를 만났습니다.
얼마나 방갑던지
서로 바람 막이를 하며
디카에 담고 내려와 점심으로 김밥을 먹는 데
참으로 꿀맛이었습니다.
두 줄도 모자라,
동거믄이를 답사한 영자 누님 나시, 정혜 누님 나시꼬장
합하여 두 줄을 더 하니
눈이 배롱하면서, 모든 불편이 사라졌습니다.
사는게 뭣산디사 모를 일입니다.
돌아서는 길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불던 바람 끝으로
비는 나리고
영주 수석전이 열리는
돌문화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는개 서럽게 밀리는 길 따라 돌아왔습니다.
그 피뿌리풀입니다.
목장 웅덩이에 남겨진
창포 새이로 비추인 노픈오름 그림자입니다.
노픈오름에서 만난
피뿌리풀입니다.
개화된 모습을 만나러
다음 주에도 가려 하는 데
그 때 가면
다시 만날 수가 있을지
그 날,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이 밤으로 건너 갈 수가 있는 데,
만나지 못한다 하여도
그 또한 인연인 것을
오늘 비가 나려
피뿌리풀꽃에도 작은 물방울 영글며
온 밤을 건너
새벽 열어 오는 소리를 느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