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09. 07.
좀어리연꽃
좀어리연입니다.
습지마다, 물가 길목을 지켜 선
영원한
습지의 나그네
어리연꽃이 아닌
좀어리연꽃
지난 9월 7일
노픈오름과 동거믄이오름
새이
낮은 곳
오름 가장 낮은 곳
습지 한켠,
오전에 잠시 마음 열어 다가선
좀어리연꽃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이 연꽃은
오후 1시가 넘어서기 시작하면
창문을 닫기 시작합니다
하여
이 꽃 잎을 바라보실 양이면
반드시 낮
12시 전에는
습지에 닿아야만 합니다.
바라보면
노픈오름
다가서면 이처럼 오름 한켠에서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는
작은 이야기를 모아
습지를 이루는
습지에서도 가장 낮은
수심 다한 곳
그 가장 자리로
마음의 닻을 나려
다시 나려
좀어리연 꽃 잎으로
마음 열어 오시는
내 누님 닮은 꽃
그 꽃잎 열어
습지의 한 낮을
밝혀 주셨습니다.
이 세상 가장 낮은
자세로
세상의 더러움 모다 삭혀온
지고 지순한 좀어리연
수심의 창을 열어 오시는
내 그리운 반연 닮은 꽃
좀어리연
누군들
진한 삶의 인연
없는 나그네가
어디 있으랴만,
내 잠시 이승의 경계에서
그대 마음의 닻을 빌어
습지 다한 곳에
이르고 또 이르렀나니
이제 한 세상
덜하여
더 서러움 조차 없는
이 곳에서
뭍으로 향한
반연의 그리움을 닿게 하려니
그대 가는 길
다함이 있으시거든
저 작은 섬에
마음의 닻을 놓아
그대의 돛 올리심을 허락 하리니
더러는 물잠자리의 그늘에 놀라
수심에 수심을 더함도
인연이라 하면
우리 모두 하나인 것을
무얼 다시 기다려
그대의 그림자를 빚으려 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