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2.
영원사(靈園寺)
지난 부처님 오신 날, 사월 초파일에
내상과 같이 영실에 있는 영원사 오백나한전을 찾았습니다.
영실(瀛室)은 신선이 산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은 영실(靈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영원사에는 도지정유형문화재 제19-2호 화암사판 묘법연화경. 권4~7. 1책이
소장되어 있는 아주 작은 암자입니다.
이 책은 사육신의 한 분인 성삼문의 조부인 성달생(권 1·7)과
임효인(권2~4)· 조 절(권5~6)등이 1432~1435년까지 4년 동안 글씨를 썼으며
1435~1442년 까지 8년여 동안 화암사에서 판각하였습니다.
판식상의 특징은 원간본과 일치되며,
다만 부처님 복장에 넣기 위해 전후의 표지가 제거되어 있으나,
오히려 제책상의 특징을 살펴 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바가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옛 책은 일반적으로 5침으로 제책한 것이 통설이나,
이 경은 7침으로 꿰매고 겉 표지는 비단으로 장정했던 흔적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간행된 시기는 , 성달생 · 성승 · 성삼문의 성명이
삭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 세조2(1456)년에 발생된 ‘사육신사건’에
성승과 성삼문이 연루되었던 관계로, 사건 이후에 이 부분을 깍아 내고
재차 인쇄했던 사실이 입증되어 성종 년간에 간행된 후인본으로 보입니다.
본 묘법연화경은 1982년 전 조계종 종정이셨던 고암 대종사께서
선덕사 중창불사 증명법사로 주석하셨을 때 학균화상에게 전수하여 주신 것이며,
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선덕사에 보관되었다가,
2007년 12월 11일 이곳 영실 영원사로 옮겨 봉안하였습니다.
또한 서귀포시에서는 이 불경 문화재 도난 방지를 위해
영원사에 무인감시카메라를 설치하였습니다.
영실 영원사(靈園寺)의 창건 연대는 미상이나,
예부터 영실에는 많은 고승 대덕들이 찾아와 존자암·수행굴 영실 등에서
수행 하였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오래전부터 영실에서는 고승들이 수행했다고 사료됩니다.
이 영원사는 1980년대 초 조계종 종정을 역임하신 고암 대종사께서
이곳을 찾아 폐사된 암자터 정비하신 것을,
이후 최용주 거사 내외가 복원하여 설판한 것이라고 합니다.
영실에 있는 기암괴석을 오백장군, 오백나한이라고 하는데
‘오백장군’이라는 표현은 임제 백호부터 시작되고
그 이후부터 천불봉, 오백나한이라는 표현이 나타납니다.
그 영원사에 있는 오백나한전의 사월 초파일을 담아 보았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지정 유형문화재 제19-2호 선덕사소장
화암사판 묘법연화경 권4~7. 1책 가운데 권4의 첫 장입니다.
묘법연화경 권7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제목입니다.
다음 쪽에는 당시 이 경을 개간할 때 시주하신 분들의 명단입니다.
1428년9무신) 모친상을 당하여 여막에 있었는 데
1429년(기유)에 해운스님이 찾아오셔서
능엄경을 써주시면 판각하겠다하여 이 경은 써주게된 간기의 서두입니다.
1435년(을묘) 변방의 임무(함길도 도절제사)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오자
또 다시 해운스님이 찾아와서는 이번에 묘법연화경 써주시기를 간청하였다.
그러나 나는 눈이 침침하여 1권과 7권만 쓰고
나머지는 임효인이가 2~4권, 조절이 5~^권을 써서 마칠 수가 있었다라는 간기
1443년(정통)5월에 숭록대부판중추원사 쓰다.
당시 이 묘법연화경이 시주질에 효령대군. 영흥대군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왕실 등의 시주에 의하여 간행되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화암사에서 개간되었다는 간기와 함께 각수 등의 이름에는 스님들 법명이 있어
당시 이 경전 판각이 대부분 스님들에 의해 이뤄졌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영실 휴게소
오백장군, 오백나한, 천불봉이라 불리는 기암괴석 군상
윗새오름으로 향하는 영실 휴게소 좌측 길 따라 150m만 더 가면
오백나한전이 있는 영원사입니다.
1982년 폐사된 암자터에 지어진 영원사
이곳 뿐만이 아니라, 숲 도처에 암자터가 있었음을
알 수가 있는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1970년대 초반 까지만 하여도
많은 암자들이 있었습니다.
이곳 영실 휴게소에서 잠시 여정을 쉬는
뭇 탐방객들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며
영원사 주지 학균스님을 따라
연등을 밝히는 불자들이 제등행사를 갖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영실 숲길 따라
목탁소리 울려 날리면
산까마귀 조차 이 날에는
날개 깃 여미고
물 오르는 가지마다
연등(燃燈)되어 산 빛 열어 오시는 것을
삼세의 연으로 마음의 등을 달고
이승으로 나들이 오신 연연(緣緣)들
다시 태어나
산이 된다면 계곡이 되고
물이 된다면 섬이 되어 닿을 수가 있으리니
우리 비록
사바의 삶이라 하여도
저 타오르는 등불로
두 손 모아 합장할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