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08. 19.
의성 치선동 삼층석탑
지난 8월 19일 오후
반연의 길을 따라 걸으며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는
의성읍 치선리 선암사 뒷 켠에 세워져 있는
3층석탑을 순례하였습니다.
912번 지방도로에서 의성읍내로 가다보면 동쪽
선암마을에서 일천여 미터 좀 더 지나
3부능선 베틀바위 남동향 70여m 지점에 머물러 있는
물욕에 눈 먼 자들에 의해 허물어진
남북국시대의 오롯한 삼층석탑
처음 이 석탑을 세웠을 때는
이 산골 능선마다 선학이 날아 오르고
산바람은 봉우리를 달려
준령마다 봉화를 올렸으리라.
허나, 시방은
낮달 조차 길을 물어야 찾을 수 있는
3부 능선
길은 있어도 걸어갈 수 없는
의성치선동3층석탑은
종별 : 경상북도지정 문화재자료 30호
명칭 : 의성치선동석탑(義城致仙洞石塔)
분류 : 유적건조물 / 종교신앙/ 불교/ 석탑
소재 : 경북 의성군 의성읍 치선리 산42
시대 : 남북국시대(9세기)
기단부 일부만 남아 3층 탑신을 안아 선
내 서러운 발자국
처음 탑신 사면에는 불상을 돋을새김하여
사바의 꿈을 나투시는 데
치선마을 베틀바위,
반연의 길을 묻으며 다가 선 자리
삶 전에 우리는
무슨 인연을 빚있기에
다시 이곳에서
산이 되어
바람의 길을 묻고 계시는가.
탑신으로 나투시는
청정법신 비로자나부처님은
무진 장광을 설하여 가시는 데
서방정토의 길은
아늑하기만 하고나
팔만 사천의 번뇌는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솔잎처럼 쌓이고 쌓여
겁겁이 녹아 내리는 것을
다시,
천년의 무게를 더하여
저 즈믄강물에 내 옷 깃 하나 더한다면
그 아란야에 닿을 수가 있을까.
청태 낀 옥개석은
낙수면을 따라 바람의 길을 열어 가시는 데
이름 없는 석공으로 남아
마지막 탑신 받침을 더할 수만 있다면
잃어버린 내 마음의 노반 하나
상륜의 그림자 되어
치선마을 초입 그 자리에서
새로운 천년의 인연을 기다리려 하나니
누가 부질 없이 빚었을까
산 자락의 번뇌를
그 누구도
이곳에 이르러서는 볼 수가 없다 하시는 데.....
바람의 소리로만 풍경을 울릴 뿐 ......
오늘은 누가 있어
저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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