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04. 17.
통보리사초
지난 4월 17일
탐라섬의 길목을 여는
제주올레 따라
처음 마을로 일어서 오시는
시흥리 바닷가에서 만났습니다.
제주바람의 거친 여정에도
아픈 속살 숨기며
내 설운 좀녀누님들의 숨비질소리로
물질 열어 나가시는
통보리사초
탐라섬 가장 동쪽 끝 다한 그 곳
..................
어느 바닷가인들
그대 없으랴만
오늘
제주바람이 불어 오는 낯선 시간을
이곳에 묻으며
다시 그대의 시간을 기다린다.
바다와 해변의 거리에서
우리가 두고 온 것을
기억하는 편린은
어느 해변에 닻을 내려
영겁의 시간을 빗어 내리고 있는지
오늘 처럼
바람이 불어 그리운 날엔
내 설운 어머님 닮은
이야기로나 노저어 갈 수 밖에
알알이 스미는
모래알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