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09. 07.
칡
칡입니다.
지난 9월 7일, 일요일.
동거문이오름 지나면서 만났습니다.
이 계절에 피어나는 칡의 향은
참 싱그럽습니다.
산길 아닌,
들길에서도 쉬 꽃향에 취하여
발길 머물게 하는
칡꽃
이러한 칡꽃을
술에 잠시 담그면
칡향과 함께 고즈넉한 저녁술로 익어
온 밤을 넘겨 넘습니다.
그 칡꽃향입니다.
숲길
또는 길섶에서
쉬,
만날 수가 있기에
그 향기 또한 기억하지 않은
꽃, 칡향.
물구나무 서면
점 점 머흐러지는
산,
돌아 누우면
그대 그림자가 되는 것을
바람으로나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진화를 거부하는
숲의 오후,
정情이란,
칡넝쿨처럼
얽히고 설키며
하나가 되어 가는 것
그대
기다리다
화석이 되어버린 시간에
이처럼 돌아와 서 있는
것은,
우리 반연이었던 것을
고요한 들가
숲이 되지 못한
바람이라 하여도
오늘처럼
칡넝쿨에 기대인 향이 될 수가 있는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