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5. 11.
떡버들을 심었다.
2022년 시조시인 오승철 선생께서
표선면 성읍리 3167번지 초원의 집에 가서 하나 밖에 없는 ‘떡버들’ 분재를 얻어다 주셨다.
떡버들은 한라산 특산종 가운데 하나이다.
수령은 200년 이상으로
1000m 이상 고지에서는 수고가 낮으나,
300고지 이하에서는 수고가 10m 까지 자라기도 하는
떡 보기만 하여도 일반 버드나무와는 잎 부터가 다르다.
이 귀한 '떡버들'을
귀한 작품 "떡버들 벙그는 날"과 같이
바람처럼 다가와 주신거다.
이제 장마가 곧 시작되리니
하여 장마가 시작되면 3개 정도 꺾꽂이를 하여 1년생부터 다시 키우고자 계획하고 있다.
오승철(1957년생) 시인과는
내 나이 30되던 1985년 11월 26일 서귀포시 새마을지회 회지 편집위원으로 만난 게 처음이었다.
당시 오 시인은 서귀포시청에 근무하면서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로 등단한 촉망받는 시인이었고, 나는 새내기 문학도였다.
그 때의 귀한 인연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그러던 중 내가 쌍계암 토굴을 짓고 산중에 유하게 되자,
오 시인은 곁을 지나시다가 바람인 듯 다녀 가시고 있다.
그러던 2022년 4월 어느 날, 전화가 왔다.
쌍계암에 관한 시조 한 수를 지었으니, 감상하여 보라는 것이었다.
오 시인은 기쁨 시를 지으면 반드시 감상하여 보시라 권하는 전화를 주시곤 한다.
헌데, 이 떡버들은
너무나 아름다운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시조 한 수가 아닌가.
떡버들 벙그는 날
오승철
산자락 뻗어 내린
마을 하나
섬 하나
꿩소리 숨비소리 한나절을 치대는지
쌍계암 목불마저도
잠시 한 눈 파는
4월
나는 크게 용약하면서 법당을 짓고 나면 쌍계암 석수조 위에 떡버들 한 그루를 심어,
법당·목조 비로자나 좌불상·떡버들이 하나가 되어
오래도록 쌍계암과 일치되도록 시비에 새겨 놓고자 한다고 하였더니,
오 시인께서 기쁜 마음으로 동의하여 주었다.
최근 오 시인의 건강이 염려되는 바가 크나,
이러한 인연 공덕과 쌍계암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모든 병고가 소멸되어,
더불어 함께 오래도록 하여지기를 발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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