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길손(나의 시)

쌍계암

相民 윤봉택 2023. 5. 20. 21:36

2023. 3. 16.

 

쌍계암

                                                     오승철

 

이왕에 쌍계암이 한라산에 앉을 거라면

 

영실 계곡 그 어디쯤 종 하나 걸어 놓고

 

산철쭉 물드는 소리 실어내면 어땠을까

 

 

점지받지 못한 것이 이 땅 어디 있을까만

할머니 벗을 삼아 기르시는 저 계곡

 

고고고 부르면 오는 수탉 꼬리 같아라

 

 

어제는 남극노인성 떴다고 일러주고

오늘 밤 또 올 것 같다 스님께서 그러시네

 

천지간 외로운 곳이 서귀포 아니겠느냐

 

 

올라가면 법쟁이오름 내려가면 하원마을

인연도 산에 들면 눈물 창창 인연을 낳나

 

계곡을 건너 들어와 탁발하는 하얀구름

 

 

사족

이 시 한수에 제주의 모든 사연이 다 담겨  있다.

한라산, 영실계곡, 남극노인성, 법쟁이오름, 마을, 하늘 , 구름, 땅 그 어느 곳 아님이 없다.

이 작품 또한 다시 또 다녀 가시면서 창작하시고는 바로 보내 주셨다.

어디 나에게만이었으랴. 땅신이 아끼는 후배들에게도 보내어 쌍계암을 알려 주신거다.

선생께서는 먼저 가시고 아니 계시지만, 작품으로 남아서 쌍계암을 지켜 주고 계시니

나는 참으로 다복한 편이다.

가고 아니 계시니, 눈물뿐이다.

 

쌍계암 입구

쌍계암 설경

여름 쌍계암 계곡

겨울 쌍계암 계곡

 

쌍계암 부처님 오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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