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길손(나의 시)

그리움이 없는 곳에서

相民 윤봉택 2024. 4. 19. 21:08

 

<솔잎란>

7740

 

그리움이 없는 곳에서

 

 

배를 타고 스르시 떠나면

갓밝이에는

그 섬에 닿을 수 있으리

그리움은 뱃길 끊겨도

자꾸만 흘러가는데,

느꺼운 불빛 타고 밀려오는

머언 섬의 아픈 너울들

그대 그 곳에 있어

그리움이 남아 있는

가난한 포구에 기대어

기다리는 난파된 영혼의 그림자

돌아누워도 감기지 않은

그리움 가득 안고

하늬바람 불면

어느 곳을 향해

그대 돛을 올리리

(서귀포시의회 「의회보」 제6호,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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