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따라서

희방사

相民 윤봉택 2024. 7. 19. 12:20

2006. 8. 20

 

사반세기 전,  구름인 듯 바람인 듯

 

처음 찾아 뵈었던

 

희방사입니다.

 

통도사를 가려 했는데

태풍 끝이라

영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희방사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

 

소백산 자락 이어진 850여미터 지점에 있습니다.

 

참 소중한 절입니다.

 

천연림 속에 희방폭포

 

그 새이로 피어나는 온갖 야생초들이

 

지친 나그네의 발길을

 

머물어 잠시 쉬게 함이 충분한 곳입니다.

 

 

11159

 

 

 

희방사가 어디에 있었는지

 

여기까지 걸어 걸며

 

전생에 빚어 놓은 인연 따라

 

사반세기를 넘겨 선 길

 

 

돌아서면

 

아득하고

 

다시

 

돌아서면

 

아늑해지는

 

내 어머님 같은 아가야

 

 

얼마나 깍이고 다리고 저미면

 

저 깊디 깊은 소를 이루고

 

그  숱한 인연 조차

 

머물지 못하여

 

다시금 바위 틈새이로 스미어

 

저물어 오셨는가

 

 

이제

 

그 처음을 보았으니

 

내 다시

 

사반세기 지나온 길

 

삶 전에 드려놓은 그 길 따라

 

 

다시

 

걸어 갈 수가 있음이

 

 

 

변한 것은

 

저 바람이 아니지

 

 

이젠,

 

허물어진 돌담도

 

스처 지나간 오백생의 인연도 아닌

 

나의 마음의 그리움 뿐

 

누대에 걸린 낮달도

 

 

사바세계의 머언 그림자도

 

 

저 극락교 건너서면

 

닿을 수 있는

 

어머님 꿈

 

이제

 

고이 접어 공양 다시 올리고

 

 

인연의 실로 꿰어 드리는

 

처마 끝

 

 

물기 머금은 연봉마다 서리는 는개

 

 

연목 다한 막새로

 

내려서는 산빛이여

 

 

삼보전에 합장하며

 

희방의 기쁨을

 

법열로 피워 오르려 하나니

 

 

 

산을 안고

 

내려서는

 

작은

 

골바람 소리

 

 

소백산 자락으로 스미는

 

골 깊은 인연

 

 

지장전 열어

 

다시 저민 가슴을 추스려 가는데

 

 

머언 풍경

 

 

소리 울려

 

빈 마음 적셔 가나니

 

 

언제나

 

비어 있음으로

 

충만한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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