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20
사반세기 전, 구름인 듯 바람인 듯
처음 찾아 뵈었던
희방사입니다.
통도사를 가려 했는데
태풍 끝이라
영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희방사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
소백산 자락 이어진 850여미터 지점에 있습니다.
참 소중한 절입니다.
천연림 속에 희방폭포
그 새이로 피어나는 온갖 야생초들이
지친 나그네의 발길을
머물어 잠시 쉬게 함이 충분한 곳입니다.
11159
희방사가 어디에 있었는지
여기까지 걸어 걸며
전생에 빚어 놓은 인연 따라
사반세기를 넘겨 선 길
돌아서면
아득하고
다시
돌아서면
아늑해지는
내 어머님 같은 아가야
얼마나 깍이고 다리고 저미면
저 깊디 깊은 소를 이루고
그 숱한 인연 조차
머물지 못하여
다시금 바위 틈새이로 스미어
저물어 오셨는가
이제
그 처음을 보았으니
내 다시
사반세기 지나온 길
삶 전에 드려놓은 그 길 따라
다시
걸어 갈 수가 있음이
변한 것은
저 바람이 아니지
이젠,
허물어진 돌담도
스처 지나간 오백생의 인연도 아닌
나의 마음의 그리움 뿐
누대에 걸린 낮달도
사바세계의 머언 그림자도
저 극락교 건너서면
닿을 수 있는
어머님 꿈
이제
고이 접어 공양 다시 올리고
인연의 실로 꿰어 드리는
처마 끝
물기 머금은 연봉마다 서리는 는개
연목 다한 막새로
내려서는 산빛이여
삼보전에 합장하며
희방의 기쁨을
법열로 피워 오르려 하나니
산을 안고
내려서는
작은
골바람 소리
소백산 자락으로 스미는
골 깊은 인연
지장전 열어
다시 저민 가슴을 추스려 가는데
머언 풍경
소리 울려
빈 마음 적셔 가나니
언제나
비어 있음으로
충만한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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