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05. 04.
고추나무입니다.
지난 5월 4일 '노픈오름'에서 만났습니다.
길섶 나그네 처럼
오름 가는 길 곁에 앉아
수런 수런 거리며
꽃잎 여며 다가서는
소리를 보았습니다.
고추나무에도
아직도 피워야 할
사연이 남아 있어
낮은 오름 길 따라
갈바람을 안고 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쯤에서 돌아서는
낯 선 시간과
시간을 따라 흐르던
이야기들도 저믄 길 건너
떠나는 데
고추나무에도
고추꽃이 피는 것은
남겨진 시간의 돌담마다
뿌리 내린
삶 전의 반연
오늘 다시 돌아와
노픈오름 낮게
씻어 내리는
바람 또는
그림자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