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섬의 풀꽃낭

순배기낭

相民 윤봉택 2008. 7. 29. 01:28

2008. 7. 27.

 

순비기나무

제주어로는 순비기낭, 또는 순배기낭이라고 부릅니다.

'낭'은 나무의 제주어입니다.

 

2006년 같은 날에는

써근섬에서 담았는 데,

 

지난 7월 27일 일요일에는

아부오름 지나

 

다시는

부모님과 형님 묘소에 들려

장마에 웃자란 풀들을

다듬고

다시 송악산으로 향하였습니다.

 

참으로 서럽도록 더운 날

사람발자국 화석이 깃든 해변

사계리 앞바당에서

 

한여름에 곱게 곱게 타오르는

내 반연 닮은

순배기낭 꽃을 만났습니다.

 

 

 

 사계리에 가면

 형제섬을 만날 수가 있답니다. 

 

 그 가까운 해변에

 닻 내리는 송악산 지나

 마라도, 

 

그 바닷가 다한

기슭에

순배기낭이

내 그리운 꽃 길을 열어 오셨습니다.  

 

 내 누님 닮아 더 아름답고

 내 반연 닮아 더 서러운

 나들이 섬을 기다리는 시간 

 

그날

정오의 그림자로

꽃을 두고 가신 의미는

어느 곳에 머물러 계시온지 

 

여름날

한 여름날

멱을 다한 사계리 해안가에서 

 

 사람을 보았다.

 순배기 꽃으로

 한아름 묻어 온

 

먼 바다를 향한

그리움의 돛을 

 

 바다로 돌아 누우면,

 포구로 돌아 오는

 낯선 그리움

 한겹 

 

 그대 누구라 묻지 않았다.

 

 물결 이랑마다

 노저어 가는

 내 반연의 이야기에서 

 

 순배기꽃이

 왜 

 한여름 날에 피어야 하셨는지

  

 다시 낯 선 바다에서

 물마루 건너 온

 형제섬의 잔영

 

 파아란 이야기로 뿌리 내리는

 피안의 미소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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