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섬의 풀꽃낭

싸리

相民 윤봉택 2008. 8. 7. 20:36

2008. 8. 3.

 

싸리입니다.

 

이 계절

가장 낮은 해변에서 부터

산자락 다한 그 곳까지

섬섬이

물살 풀어

온 오름을 울려오는

 

지레 작은 꽃

싸리꽃

 

지난 3일 일요일

노픈오름에서 만났습니다.

 

바람이 불면

흔들 거리고

우마가 지나 가는 길목에서는

밟혀 서러워도

고개 숙이지 않은 꽃

싸리꽃

 

내 칭원한 반연 닮아

더 서러운 꽃

싸리꽃

 

그 꽃을 따라 걸었습니다.

 

 

 싸리꽃잎 바람에

 떨어서 풀 섶에 누우면

 고슬이 옵니다.

 

오름 굼부리에서

갈바람에 뭍혀 버린

시간의 그림자, 

 

 이제는 아무도 

 부르지 않을 이름으로

 노픈오름에 잠기는

 반연의 물빛  

 

 용서하자.

 내 샘의 눈물

 마르기

 전에 

 

 우리가 누구를 사랑하였는지

 알 수가 있다면

 그리움의 적삼은

 벗어도 좋다.

  

 

 우리가 서 있는 곳

 느낄 수 있다면

 

피안의 언덕에서

그대,

있음을 기억하리니,  

 

 떠나온 거리만큼

 돌아서 보면 

 

 

 오름마다 봉화 올리며

 기다리는

 싸리꽃잎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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