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따라서

코리안 타임

相民 윤봉택 2013. 8. 31. 17:45

2013. 08. 31.

시간 개념이 없는 사람을 코리안타임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래도 코리안 타임이 넘 좋습니다.

왜냐구요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십이간지를 사용하여 십이 시제(十二時制)를 써왔습니다.

  자시(23시~01시).  축시(01~03시). 인시(03~05시). 묘시(05~07시). 진시(07~09시). 사시(09~11시).

  오시(11시~13시).  미시(13~15시). 신시(15~17시). 유시(17~19시). 술시(19~21시). 해시(21~23시)

 

하여, 조선조 세종 16년(1434)에 해시계인 앙부일구(仰釜日晷)를 만들어 사용을 했고,

시간 단위를 알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12지간 동물 모양을 그려 넣기도 하기도 하면서

조선 중기 이후 부터는 휴대용 해시계 등 다양한 시계가 등장 하였다지요.

 

그래서 흔히들 한국 시간을 코리안 타임이라 하여

한 시간 정도 늦는 것을 다반사로 여기고들 있는 데

사실 이는 우리의 시간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대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일례를 들자면,

사시(巳時)는 오전 9시부터 11시(사시 4각)까지를 말합니다.

사시에 만나자고 하였다면 9시부터 10시 59분 사이에 만나기만 하면 됩니다.

즉 9시 1분이나 10시 59분이나 같은 의미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께서는 이처럼 두 시간 단위를 피하기 위해서

15분을 1각(刻) 단위로 나눠 2각을 30분, 3각을 45분, 정각은 60분으로 구분을 하면서,

15분 1각을 다시 반으로 나눠 반각(半刻)이라 하여 ‘반각도 지체하지 않았다.’라고 표현을 하였죠.

그러니까 만나려는 시각을 정확히 소통되었다면

코리안타임은 그 시간의 정확도가 확실하였겠지요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시간 개념이 분명하였습니다.

시간 단위를 다시 초.정.말(初. 正. 末)로 구분하여

첫 시간의 시작을 초(初), 가운데 시간을 정(正), 마지막 시간을 말(末)

그리고 시작과 가운데 사이를 다시 4분하여 각(刻)이라 하였다지요.

 

시간 단위에서

사시(巳時)는 09시 부터 11시 까지인 것을

 다시  초.정.말(初. 正. 末)로 구분하여서

사초(巳初)면 9시,

사정(巳正) 사각(四刻)이면 10시, 또는 사시(巳時)정각(正刻)이라 하였고,

사말(巳末)이면 10시부터 59분 사이를 표시 하였죠.

 

그리고 분 단위는 15분을 1각으로 하여

9시 15분을 나타낼 때는 사초(巳初) 1각,

9시 30분은 사초(巳初) 2각,

9시 45분을 사초(巳初) 3각,  

10시 30분은 사정(巳正) 2각

10시 45분은 사정(巳正) 3각

11시는 사정(巳正) 4각 또는 오초(午初)라 하였죠.

 

그런데 12시인 경우에는

오정(午正) 또는 정오(正午)라고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약속 시간이 1~3각 까지 표현을 하였을 경우에는

분명한 시간 단위가 되어 시간을 정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었던 거죠.

 

따라서, 지금도 약속 시간 15분 늦은 것 까지는 서로 이해하는 습관이 된 거지요.

1각을 여삼추로 느끼는 성질 급한 분들은 반각(半刻 / 7~8분)까지만 기다리다가 돌아서기도 하지만요.

 

하여,

나의 경우는

기다리게 하는 게 아니라

기다립니다.

이 또한 시절인연이겠지요 

 

우리 문화에서는 그래도 120분이 좋죠. 나만 그러나 몰러

 

    

 자료 : 문화재청

 조선조 세종시대에 만들어진 앙부일구입니다.

 

 자료 ; 문화재청

 1871년에 제작된 휴대용 앙부일구입니다.

 

  자료 ; 문화재청

  간평일구·혼개일구(簡平日晷·渾蓋日晷)

  2개의 해시계를 하나의 돌에 새긴 매우 독특한 형태의 해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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