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길손(나의 시)

첫 눈 오는 날

相民 윤봉택 2024. 4. 19. 17:26

2008. 12. 23.

 

 

 

    첫 눈 오는 날

 

 

 

 

   

    첫 눈 나리는

    날엔 

    아내 가슴이

    따뜻하다

 

    바람으로 머물다

    선

    이슬처럼

    나려 쌓인 첫 눈

    밟지 않아도

 

    첫 눈 오는 소리

    들리면

 

    정낭호나

    내리며

    모슬로 가는

    아내의 머언

    그림자

 

 

 

 (한얼 제13집, 1998)

 

 

*정낭 : 올내 입구 좌우에 걸쳐놓는 나무이며, 그 나무를 걸쳐놓는 돌을 ‘정주먹’이라 한다.

           정낭은 2~4개를 걸쳐놓았다.

           본래 우마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하여 세워졌으나,

           후에는 우마의 출입이 필요 없어지면서, 정낭을 하나 걸치면 잠시 외출 중,

           두 개 걸치면 조금 먼데 가 있으며, 세 개 걸치면 부재중이라는 뜻.

   *호나 : 하나.

   *마슬.모실.모슬 : 마을.

 

 

    시작 메모

          두번 째 시집 "이름 없는 풀 꽃이 어디 있으랴"에 게재된 졸고입니다.

          1997년 12월 그날, 퇴근 하면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오는 데,

          눈이 나리시기에, 서설이 나리시기에, 차를 버리고 걸어서 먼 길 걸어 집까지 오면서,

          펑 펑 나리는 함박눈 맞으며, 나의 집으로 걸어 가면서, 들었던 눈 나리는 소리.... 돌아와 보니

          아내는 마슬 가고 없는데, 눈은 온 하늘로 속절 없이 나리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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